[광저우 아시안게임] 이란 양궁 키우는 한국인 부부… 박만석·이유미 감독
입력 2010-11-16 17:51
“아직 세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앞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겁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각국 양궁 대표팀에는 세계 최강으로 이끈 한국인 지도자가 눈에 많이 띈다. 그 중 한국인 부부가 각각 이란 남녀 대표팀을 맡아 화제다.
주인공은 이란 양궁의 대부와 대모인 박만석(43) 남자 대표팀 감독과 이유미(41) 여자 대표팀 감독.
박 감독과 이 감독 부부는 이번에 처음으로 이란 대표팀을 이끌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박 감독과 이 감독은 그간 세계선수권대회나 아시아선수권대회, 국제양궁연맹(FITA) 월드컵 등에 출전했으나 국제종합대회를 함께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부부가 이란 양궁과 인연을 맺은 것은 6년 전인 2004년이다.
인천계양구청 코치를 지내던 박 감독이 이란협회의 대표팀 감독직 제의를 받아들여 미리 떠났고 6개월 뒤에 이 감독이 뒤를 따랐다. 이슬람 율법 때문에 남성 지도자와 여성 선수의 신체접촉이 완전히 금지돼 지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아내를 여자 지도자로 영입한 것. 이란 양궁은 국제무대에서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종목에는 아시안게임 대표를 뽑지 않는 이란올림픽위원회가 처음으로 양궁 선수를 이번 대회에 파견한 사실을 보면 이들 부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이뤄낸 성과를 짐작할 수 있다. 박 감독은 “우리가 이제 성장해가는 단계이고 올해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동메달도 땄다.”고 말했다.
이란 양궁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남녀 4명씩 8명이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해 메달권 진입에 도전한다.
이 감독은 “어떤 색깔이든지 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며 “이란에서 메달을 따면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많은데 선수들이 메달을 따서 복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우리가 아직 세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선수들이 5년이 되든 10년이 되든 집념을 갖고 꾸준히 노력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광저우=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