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효자] 특수교육 근본으로 돌아가자
입력 2010-11-16 17:44
특수교육은 지난 15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특수교육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대비 2010년 특수학교 수는 118개교에서 150개교로 27%, 특수학급은 3728학급에서 7792학급으로 109% 늘었다. 일반학교에 통합된 장애학생이 재학 중인 통합학급 수는 2002년 2504학급에서 2010년 1만2375학급으로 397% 증가했다.
또 전국 187개 시·군·구 교육청에 특수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해 특수교육 대상자에게 지역 중심의 특수교육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치원 및 고등학교 과정 의무교육을 도입했다. 장애의 조기 진단 및 발견 체제를 구축해 장애 발견 즉시 만3세 미만인 영아에 대해서도 조기에 무상교육 기회를 부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특수교육의 변화와 발전은 어떤 여타 분야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지난 15년간 이뤄진 특수교육의 급속한 변화와 양적 발전의 이면에 고도성장 과정의 후유증과 같은 부작용은 없는지 되짚어 보아야 한다. 즉 학문적 발전을 위한 기초연구, 정보화 시스템 구축, 우수 전문 인력 확보를 비롯해 특수교육과 고용·사회복지와의 연계 등 특수교육의 질적 발전을 위한 물리적·인적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채 이뤄진 양적 팽창은 도리어 특수교육의 질 저하를 가져와 우리나라 전체 특수교육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첨단 과학 발전 뒤에 기초 자연과학이 있었고, 애플사의 우수한 제품 속에는 인문학적 토대가 존재했듯 한국 특수교육 분야에서도 기초와 기본을 튼튼히 닦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군자무본(君子務本)을 되새겨 보다 더 특수교육의 본질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챙기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1일 국립특수교육원은 충남 아산에 신청사를 개청했다. 이는 우리나라 특수교육에 관한 연구·정책 개발, 교과용 도서 개발,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지원, 연수, 정보화 사업 등 관련 사업을 확대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아산 신청사 개청을 우리나라 특수교육이 군자무본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 현재 우리의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특수교육의 기본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사업에 힘과 에너지를 모으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향후 국립특수교육원은 장애인의 성공적인 사회 통합과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 목표에 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현장 지원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특수교육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기초연구, 연수, 학술진흥, 정보화 사업을 재정비·확대하고 새로운 다짐과 계획으로 내실 있는 특수교육 토대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에게 조기 교육부터 학령기, 진로·직업교육,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친 내실화된 교육적 지원을 국가가 제공해 모두 함께 행복한 복지 선진국을 이룩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효자 국립특수교육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