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중국 3골차 완파…형님들이 해냈다
입력 2010-11-16 00:30
홍명보호가 중국의 텃세를 이겨내고 24년 만의 우승을 향해 순항을 계속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중국 광저우 텐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16강전에서 한 수 앞선 전력을 선보이며 3대 0으로 손쉽게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8강에 오른 한국은 19일 오후 8시(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우즈베키스탄-카타르의 16강 경기 승자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와일드카드로 홍명보호에 합류한 김정우(28·광주)와 박주영(25·AS모나코)은 각각 선제골과 추가골을 터뜨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에 가까웠다. 화려한 드리블과 물샐틈없는 방어에 중국은 속수무책이었다. 중국팀 주장 장린펑이 “우리는 한국이 두렵지 않다”고 공언했지만 한국은 이날 승리로 또다시 중국의 공한증(恐韓症)을 일깨워줬다.
4-4-2포메이션을 앞세운 한국은 공격 선봉에 박주영과 지동원(19·전남)이 나섰고 미드필드에는 김보경(21·오이타), 김정우, 조영철(21·니가타), 구자철(21·제주)이 선발로 나왔다. 수비에는 윤석영(20·전남), 홍정호(21·제주), 김영권(20·FC도쿄), 신광훈(23·포항)이 출격했고 골키퍼는 김승규(20·울산)가 나섰다.
첫 골은 전반 19분 맏형 김정우의 발에서 나왔다. 페널티 지역 왼쪽을 파고들던 윤석영이 올려준 볼이 상대 골문 앞을 흘러 문전 오른쪽까지 넘어가자 조영철이 이를 잡아 곧바로 김정우에게 연결했고, 김정우는 이를 왼발로 간단히 밀어넣어 결승골을 뽑아냈다.
후반 4분에는 박주영이 추가골을 뽑아냈다. 박주영은 상대 페널티 지역 왼쪽 바로 밖에서 얻은 프리킥을 골문 오른쪽을 향해 정확히 감아 차 추가 골을 기록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전에서 터진 프리킥을 연상케하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상대 골키퍼 장스창도 손쓸 도리가 없었다.
이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중국을 몰아부치던 한국은 후반 13분 조영철이 세 번째 골을 뽑아내며 중국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애초부터 중국은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한 김정우, 박주영이 포진한데다 한국과 일본 프로리그에서 주로 활약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에 비교할 상대가 아니었다.
6만석을 가득 메운 중국 홈팬들은 경기 초반 ‘짜여우’(加油·파이팅)를 외치며 일방적인 응원을 펼쳤지만 한국에 잇따라 골을 내주자 침묵 속에 경기를 지켜봤다. 특히 조영철이 쐐기골을 성공시키자 일부 실망한 관중들이 썰물처럼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장면도 보였다.
광저우=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