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前 중수부장 “박연차, 박지원·우윤근에 돈줬다”
입력 2010-11-15 21:21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민주당 법사위원장인 우윤근 의원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고 시사저널이 23일자에서 보도했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이 전 중수부장은 최근 “구체적으로 언제 돈을 받았다고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참여정부 시절”이라며 “박 대표는 신라호텔 2층 중식당에서 1만 달러를 받았고, 우 위원장이 받았던 돈의 정확한 액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2만 달러 정도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전 회장이 (지난해) 검찰 조사받을 때 ‘돈을 건네줬다’고 진술했던 정치인 가운데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정치인은 두 사람”이라며 “당시 박 전 회장의 진술을 확보해놓은 상태였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갑자기 서거하는 바람에 종결됐다”고 덧붙였다.
이 전 중수부장은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전 회장이 박 원내대표와 우 의원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한 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 측은 “과거 한 차례 보도됐던 내용인데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우 의원 측은 “(박 전 회장을) 전혀 모른다”며 “박 전 회장이 인수한 회사인 휴켐스에서 후원금 500만원을 보낸 게 전부이고 영수증 처리도 했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이 전 중수부장의 발언이 검찰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해치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이미 다 끝난 사건을 이렇게 얘기하는 건 옳지 않다”며 “본인이 한 얘기라면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