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여사 “군부와 대화 용의”… 재구금도 두렵지 않다고 역설

입력 2010-11-15 18:37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65) 여사가 석방 사흘째인 15일 자신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에서 야당 총재 업무를 재개했다. 그는 국가적 화합을 위해 군정 최고지도자 탄 슈웨 장군과의 대화도 희망했다.

수치 여사는 지난 7일 총선 때 선거 불참을 선언하며 정당등록을 거부해 법적으로 해산된 NLD의 법적 지위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니얀 윈 NLD 대변인은 “당의 법적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18일쯤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LD는 부정선거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총선의 불공정성을 파헤칠 방침이다.

수치 여사는 지난 14일 영국 BBC방송과 가진 첫 전화 인터뷰에서도 “나는 단지 내 자신을 민주주의를 위한 한 명의 일꾼으로 생각한다”며 “민주화 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재구금될 가능성이 있지만 전혀 두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택연금 상태에선 많은 것을 할 수 없어 재구금되는 건 원치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꼭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수치 여사는 또 “나라의 화합을 위해 군정을 이끄는 탄 슈웨 장군과 만나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포함해 대화할 게 너무도 많다”고 덧붙였다. 수치 여사는 연금 중이던 1994년과 2002년 두 차례 탄 슈웨 장군과 회담했으나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앞서 수치 여사는 NLD 당사에서 1만여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석방 후 첫 대중연설을 통해 민주화를 믿는 모든 세력과 함께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몰려든 인파로 인해 그 일대가 수시간 교통정체를 빚기도 했다.

수치 여사는 지난 13일 연금에서 풀려난 직후 막내아들 킴 아리스(33)와 매우 ‘감성적인’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 살고 있는 킴은 현재 태국 방콕에 머물면서 미얀마 입국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양곤=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