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교회는 무엇인가

입력 2010-11-15 18:04


(19) 교파와 교회

가령 개 교회를 ○○교회라고 부르는 것 말고, 신학적으로 말할 때의 교회는 로마 가톨릭교회나 희랍정교회, 성공회 그리고 프로테스탄트교회와 같이 전통적인 기성교회를 의미한다.

그러나 근세에 이르러 장로교회라든가 감리교회라든가 하는 교파 교회들이 많이 생겨나고 심지어 교파 안에서도 교파가 또 여럿 분립하는 일도 있다. 가령 우리나라의 기독교장로회, 예수교장로회, 고신 장로회, 그리고 또 그 안에서도 예수교 통합파라든가 합동파라든가 하는 여러 교파가 생겨나기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있는 교회들은 교회라고 불려지지만 다 교파들이다.

교파는 어떻게 생겨나기 시작하였는가. 정확하게 말하면 루터의 종교개혁 때부터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분립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교개혁을 거치면서 프로테스탄트교회라고 하는 커다란 단위에서 지역이나 국가에 따라 조직과 신앙고백의 차이가 생겨 다른 행태의 교회로 갈라지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그런 것이 결정적으로 단행된 것이 1648년의 웨스트팔리아조약 때의 일이다. 종교개혁 이후에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끼리도 서로 싸운 것이 그 발단이었다. 그래서 그 종전협정을 맺으면서, 유럽의 교회들이 비록 같은 나라라고 할지라도 종교의 자유를 각각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교회가 이제 소신에 따라 각각 다른 교회를 조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하게 한 배경에는 루터가 있었다. 루터는 1521년 독일황제 칼5세의 재판을 받으면서 이런 말을 한다. 곧 성서와 양심 이외에는 아무 명령에도 따를 수 없다.

이 말은 종교개혁의 아주 유명한 말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 단언은 교파의 탄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누구든지 성서를 양심에 따라 읽는 대로 신앙의 표준을 삼는다는 뜻으로 읽혀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의 신앙은 국가나 민족, 그 문화나 사회경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장로교라도 스코틀랜드의 장로교회, 제네바의 장로교회, 화란 장로교회가 있다. 더구나 미국에서는 장로교나 감리교가 지금은 연합되어 하나이지만, 원래 다 남북으로 갈라져 있었다. 미국의 남북문제처럼 노예문제로 그 교회들은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또 사회적으로 보더라도 가난한 사람들의 교회와 중산층의 사람들이 한 교회를 이루기는 힘들다.

교파의 성립요건은 대개 세 가지이다. 곧 신학과 교회정치 그리고 경건이다. 장로교는 예정론과 장로정치 그리고 목사청빙제도가 그 특색이다. 반대로 감리교는 성화론과 감독제, 목사 파송제가 그 특징이다. 성결교는 4중복음과 알미니안주의가 특색이다.

따라서 신학과 교회정치 그리고 경건이 다르면 교파의 분립이 인정되는 셈이다. 그런 것을 가지고 분열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런 세 가지 요건이 다 같은 데도 불구하고 분립해 나가면 그것은 교회 분열로 지탄받을 수 있다.

민경배 백석대학교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