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민광고대상-광고인상] 임대기 삼성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
입력 2010-11-15 17:35
夏蟲不可以語於氷(하충불가이어어빙) ‘여름 벌레에게 겨울날의 얼음을 말해도 깨닫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여름만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장자(莊子) 추수(秋水)편에 있는 글입니다. 29년째 광고인의 길을 걸어온 제게 올해는 제 스스로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한 해 였습니다.
이제 광고(廣告)의 시대가 아니라 적고(適告)의 시대입니다. 이는 기업이 마케팅적 의도를 대중 미디어를 통해 그저 널리 알리면 되는 과거와는 달리 날로 세분화되는 미디어 환경과 각자 다른 생각과 취향으로 분중화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이나 형식도 그만큼 섬세해지고 적확해져야 함을 뜻합니다.
또 하나 주목했던 것은 점차 높아져가는 광고의 사회 문화적인 영향력입니다. 마케팅과 광고의 다양한 수단과 메시지는, 실제로 집행되어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순간, 영화나 소설과 같이 대중컨텐츠로서 사회 문화적 측면을 갖습니다.
신영복 선생은 “애초에 길은 길이 아니었다. 함께 가면 그것이 곧 길이 되었다”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광고계의 모든 분들이 지금 우리가 당면한 광고 산업 전반의 과학적 체질 개선과 광고 표현의 윤리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함에 공감해 주실 것을 굳게 믿습니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는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라고 적혀 있다고 합니다. 급변하는 시장 질서와 고객의 욕구 속에서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광고 산업의 주인은 국민과 소비자라는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광고주, 광고대행사,매체사 이 삼자가 각자의 이익이나 전통적 관점에서 벗어나 ‘상생과 발전’이라는 새로운 각오로 머리를 맞댄다면 지금 이러한 논의는 오히려 발전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앞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그만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