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인기가수’ 배우들, 음원시장 성적표는?

입력 2010-11-15 17:47


김지영, 배두나, 김정은. 최근 드라마에서 가수 역할을 맡아 직접 노래를 부른 여배우들이다. 연기의 일부분이었지만 이들이 부른 노래는 드라마 OST에 수록돼 음원 시장에 나와 있다. 배우가 실제 부른 노래들의 성적은 어떨까.

◇100위권 밖…밋밋한 반응=김지영은 KBS 2TV ‘결혼해주세요’에서 남편에게 버림받았지만 가수로 성공하는 주부 남정임으로 분했고, 배두나는 MBC ‘글로리아’에서 우연한 계기에 노래에 눈을 뜬 나진진을 연기했다. 김정은은 지난 9월 21일 종영한 SBS ‘나는 전설이다’에서 ‘마돈나 밴드’ 리드 보컬 전설희로 활약했다.

하지만 세 배우가 부른 노래들은 실제 음반 시장에서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가온차트에서 집계한 디지털 종합(온라인+모바일+BGM) 차트에 따르면 김정은이 ‘나는 전설이다’에서 부른 ‘회상’은 8월 둘째 주에 114위를 기록했다. 김지영이 ‘결혼해주세요’에서 부른 ‘여자는 그래요’는 11월 첫째 주에 기록한 118위가 최고 성적이다. 지난 12일 출시된 배두나의 ‘바보랍니다’도 별다른 주목을 못 받고 있다.

가수 연기를 위해 매일 장시간의 트레이닝을 받으며 가창력을 갈고 닦은 배우들에게는 다소 힘이 빠지는 성적표다.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관계자는 “가수를 주인공으로 한 ‘별은 내 가슴에’는 아주 크게 히트한 드라마였기에 안재욱이 부른 노래의 인기도 높았다. 하지만 이번 작품들은 생각보다 시청률이 높지 않아서 수록곡들이 상위권에 들 정도로 화제는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배경 음악, 핸드폰 음원으로는 인기=하지만 배우들의 노래는 싸이월드 배경음악과 휴대전화 벨소리, 통화연결음 분야에서는 인기가 높았다. 김정은의 ‘회상’은 휴대전화 벨소리와 통화연결음 다운로드 횟수를 집계한 모바일 순위에서는 최고 49위를 차지했다. 김지영의 ‘여자는 그래요’는 모바일 순위가 11위까지 오르기도 했고, 배경음악 순위에서는 지난 달 84위에서 이달에는 24위로 수직상승했다. 11월 방송 분부터 정식 가수로 데뷔한 정임은 남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배신감을 이 노래로 표현한다. 이미 정임의 상황에 감정 이입된 시청자들은 애절한 가사와 감정이 잔뜩 실린 배우의 목소리에서 감동을 느끼는 것.

오준성 음악감독은 “보통 드라마에서 배우가 노래를 부를 때는 가창력이나 높은 음악적 완성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배우가 아마추어처럼 불러도, 노래 자체가 줄거리와 맞물려 등장인물의 감정을 드러내면 시청자들에게 감동적으로 들린다”면서 “대중에게 인기를 끄는 것은 무리겠지만, 그 드라마를 본 사람들에게는 각별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