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이제 시작… 400m·1500m도 자신”

입력 2010-11-14 00:31

“아직 시작일 뿐입니다.”

‘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은 14일 자유형 200븖에서 아시아 신기록으로 1위로 터치 패드를 찍은 뒤 담담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박태환은 “너무 좋은 기록이 나와버렸다”면서도 “아직 해야 할 종목도 많고 반도 안 치르지 않았느냐”고 강조했다. 박태환은 은메달을 차지한 중국의 라이벌 쑨양과의 경쟁에 대해서는 “옆을 봤는데 계속 쫓아왔다”며 “그래서 계속 도망을 쳐야 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로 한국 수영사를 화려하게 장식한 뒤 큰 시련을 겪었다.

지난해 9월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주 종목인 자유형 200m와 400m, 그리고 1,500m에 출전했지만 세 종목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는 듯했다. 시간이 좀 지나 당시를 떠올리면서 “수영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던 때”라고 털어놓았을 만큼 박태환에게는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로마 참패’는 박태환에게 더없이 좋은 보약이 됐다. 올 1월 박태환은 호주 대표팀을 이끈 세계적 지도자 마이클 볼(호주) 코치를 만나 세 차례 전지훈련을 하면서 ‘로마 참패’의 아픈 기억을 털었다. 수영하는 즐거움을 되찾았다는 것이 박태환의 얘기다.

기록도 베이징 올림픽에 육박했다. 박태환은 올해 두 번째 호주 전훈을 마치고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열린 2010 팬퍼시픽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따냈다. 자유형 400m에서는 올해 세계 최고 기록인 3분44초73으로 금빛 질주를 펼쳤다. 자유형 200m에서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개인 최고 기록(1분46초27)을 냈다.

그리고 마침내 광저우에서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으로 대회 2연패를 이루면서 ‘마린보이’의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박태환의 진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븖(16일)와 1500븖(18일)에서도 출전해 4년 전 도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