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폐막] 역내 성장전략 5개항 제시… 구체 목표수치는 못정해

입력 2010-11-14 18:25

일본 요코하마(橫浜)에서 열린 제18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역내 성장전략과 무역자유화 촉진 방안을 담은 정상 선언문 ‘요코하마 비전’을 채택하고 14일 폐막했다.

◇주목할 만한 성과 없어=‘변화와 행동’을 주제로 13일부터 이틀간 열린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역내 성장전략 경제통합 보호무역주의 억제 등을 논의했다. 의장국 일본의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를 비롯해 이명박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 21개 국가와 지역(경제단위) 정상은 5가지의 성장전략을 제시하고 2015년까지 추진방향을 검토하기로 했다.

5가지의 성장전략은 경제 불균형 해소를 위한 ‘균형 있는 성장’, 중소기업과 여성 등을 배려한 ‘보편적인 성장’, 친환경 그린 경제로의 이행을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 정보기술(IT)과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혁신적 성장’, 식품안전 테러대책 전염병 대책 등을 담보한 ‘안전한 성장’이다.

하지만 핫이슈인 환율 문제를 놓고 격돌한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밀려 열기가 식은 데다 미국 등 선진국과 중국 등 신흥국의 갈등으로 핵심 의제에 대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미국은 경제 영향력 저하로, 의장국인 일본은 중국 및 러시아와의 영토 갈등에 발목이 잡혀 회원국을 설득해 의제를 밀어붙이는 돌파력과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마련된 성장전략은 중국 등의 반대로 수치 달성 목표를 정하지 못한 채 선언적 수준에 머무르고 말았다.

◇탄력받는 경제통합=경제통합의 경우 미국 주도로 움직이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일본의 가세로 탄력을 받게 됐다. 원칙적으로 농산물을 포함해 모든 상품의 관세를 완전히 철폐하는 높은 단계의 자유무역협정(FTA)인 TPP는 싱가포르 뉴질랜드 칠레 브루나이 등 4개국을 회원으로 2006년 발효됐다. 여기에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가 가세하기로 했고 지난해 11월 미국이 참여를 발표해 힘을 받더니 최근 일본도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 태국도 관심을 천명했다.

APEC은 1989년 호주 캔버라에서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12개국의 각료회의로 출범한 뒤 1993년 정상회의로 격상됐으며 현재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19개국을 포함해 모두 21개 국가와 지역이 참여하고 있다. APEC은 참가국의 국내총생산(GDP) 총액이 세계 전체의 50%를 넘고 있고, 인구는 40%를 차지하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