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풀려난 아웅산 수치] 독립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 1988년 주부서 민주 투사로
입력 2010-11-14 18:19
미얀마 민주화의 희망으로 불리는 아웅산 수치(65) 여사는 독립영웅이었던 아웅산 장군의 딸이다. 2세 때 아버지가 암살된 이후 인도 대사가 된 어머니 킨 치를 따라 청소년기를 인도에서 보냈다. 당시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주의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 정치학, 경제학을 공부한 뒤 유엔에서 근무했다. 그리고 영국 학자 마이클 아리스와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평범한 주부로서 생활했다.
국적을 미국으로 바꾼 오빠 아웅 산 우처럼 미얀마와 관계없이 살던 그는 1988년 민주화 운동을 계기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당시 어머니의 간병 때문에 귀국했던 그는 시위대에 무차별 발포하는 군정의 잔혹성을 목격한 뒤 시위에 동참했다.
수치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창설하며 정치적 지도자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89년 군정에 의해 가택연금됐다. 90년 그가 연금된 상황에서 실시된 총선에서 NLD가 485석 중 39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그런데도 미얀마 군정은 정권 이양을 거부했다.
미얀마 귀국 이후 그는 21년중 15년을 군부에 의해 연금 생활을 해 왔다. 91년 비폭력 민주화 운동을 벌인 공로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99년 남편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고, 두 아들과도 10년 이상 만나지 못했다.
그는 지난 7일 20년 만에 실시되는 총선에는 불참했다. 총선을 앞두고 군정이 유죄 선고를 받은 사람은 총선에 참가할 수 없게 한 선거법을 공표하자 불공정한 선거라고 주장하며 총선 불참을 선언했다. NLD는 선거법에 따른 정당 등록을 거부해 법적으로 해산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