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증권터치] 글로벌 지표 하향안정화에 동조 전망

입력 2010-11-14 18:52


경험적으로 금융위기와 같은 충격이 가해지면 경제나 금융지표는 급락을 경험한 뒤 기술적 성격의 반등이 나타났으며, 여기에 인위적인 부양이 가미되었을 경우 ‘V’자의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실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라고 떠들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경우에도 L, W나 U자형이 아닌 가파른 V자형 회복세를 나타냈다.

문제는 V자형이 한없이 이어질 수는 없다는 점이다. 향후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후에는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등으로 재정 및 통화정책을 긴축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금융위기 3년차에 해당하는 2011년 이후 나타나는 주가 및 경기지표의 흐름은 앞서 2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과거 경제위기 이후 주요 자산 및 경기지표의 흐름을 살펴본 결과 위기 이후 2년차를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V자가 아닌 완만한 형태의 하향곡선이 나타난 적이 많다. 이 과정에서 주요 가격지표들도 변동성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수렴하는 형태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과 2008년 서브프라임 이후 경제 및 신용지표 추이를 살펴보면 경기변동 폭이 축소되면서 리스크 프리미엄과 신용스프레드도 위기 이전 수준으로 수렴하는 과정이 진행됐다. 즉, 급격한 경기침체 위기 이후 경제 및 주요 변동성 지표들이 완만한 축소흐름을 보여 왔고,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국내 금융변수와 해외 금융변수의 상관관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경제 및 주식시장은 글로벌 지표의 하향 안정화 추세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도 변동성 축소 과정에서 안전자산 선호 약화 및 변동성 감소에 따른 이익의 질적 개선이 나타났고, 이 과정에서 이미 ‘대약진(Quantum Jump)’한 한국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장기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러한 중요한 변화들은 최근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도 길게 보면 여전히 상승 동력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