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자서전, 16곳 표절 의혹… 신문 잡지에 나온 내용 짜깁기

입력 2010-11-14 18:57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펴낸 자서전 ‘결정의 순간들(Decision Points)’이 16곳이나 표절 의혹이 있다고 진보적 성향의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표절 의혹 부분은 부시 전 대통령의 참모들이 발간한 회고록이나 신문 잡지 등에 이미 나온 내용들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를 담은 부분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카르자이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한 타지크계 장군에게 “장군, 그대는 내 사람이요. 아프간인 당신들 모두는 내 사람이요”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부시 전 대통령은 이 취임식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부시 전 대통령이 쓴 부분은 2004년 2월에 나온 잡지 ‘뉴욕 서평(The New York Review of Books)’에 아흐메드 라시드가 기고한 ‘아프간의 혼란’이라는 글에 똑같이 나온다.

또 토미 프랭크 전 중부군 사령관의 ‘미국 병사’나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의 ‘부시는 전쟁 중’ 등에 나오는 구절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의혹이 제기되자 자서전을 낸 크라운 출판사는 부시 전 대통령이 이 책과 관련된 부적절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부시 전 대통령의 자서전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무엇이며, 대통령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준다”면서 “정치 분야의 인사는 모두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자서전 내용을 높이 평가했다. 부시 자서전은 발간 첫날 22만권이 팔렸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