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종주국 메친 한판승… 맏형 황희태·여자부 정경미, 日 간판선수 눞혀

입력 2010-11-14 19:10

한국 유도가 극일(克日)을 넘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시작하자마자 유도 대표팀 남매들이 금밭을 연달아 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유도는 경기 첫날인 13일 출전한 선수 4명 모두가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그것도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다. 유도에 남녀 각 8개씩 총 16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 것을 감안하면 첫 날부터 대단한 성과다. 종주국 일본은 첫 날 유망주 대부분이 한국에 무릎을 꿇으며 금메달 하나에 그쳤다.

첫 승전보는 김수완(22·용인대)이었다. 개인적으로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기 때문에 금을 기대하지 않았던 김수완은 남자 유도 100㎏ 이상급에서 그야말로 ‘깜짝’ 금메달을 땄다. 특히 경기 내내 대부분 한판승으로 시원한 승리를 거둔 것은 인상적이다. 1차전에서 왕하오(중국)를 발뒤축걸기, 8강에서는 로다키 모함마드 레자(이란)를 밧다리걸기 한판승으로 물리쳤다. 준결승에서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일본의 신예 가미카와 다이키를 만나 접전을 펼쳤지만 상대 선수의 지도 2개를 이끌어내 얻어낸 유효로 우세승을 거뒀다. 결승에서는 경기 시작 56초 만에 탄그리에프 압둘로(우즈베키스탄)를 발뒤축걸기 한판승으로 제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수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족들이 여기 광저우에 모두 와서 응원을 해준 덕분에 금메달을 땄다”면서 “금메달로 병역혜택까지 받게 돼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맏형 황희태(32·수원시청)도 후배에 이어 유도 남자부 100㎏ 이하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황희태는 결승에서 올해 9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아나이 다카사(일본)를 경기 시작 1분 59초 만에 어깨로매치기 기술로 화끈하게 한판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지난 2006년 도하 대회 때 90㎏ 이하급에서 우승했던 황희태는 4년 만에 체급을 올려 금메달을 추가해 2회 연속 금메달의 영광을 맛봤다.

여자부에서는 78㎏ 이하급에서 정경미(25·하이원)가 금을 메쳤다. 정경미도 결승에서 오가타 아카리(일본)를 경기 종료 47초를 앞두고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이겼다.

광저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