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명사수 태극 남매, 金총성 5번 울렸다

입력 2010-11-14 19:14


한국 사격이 광저우 하늘에 금메달 총성을 잇따라 울리고 있다.

선봉에는 공기권총이 나서고 있다. 이대명(22·한체대) 진종오(31·KT) 이상도(32·창원시청)로 이루어진 남자 명사수들은 만리장성을 넘어 이틀동안 금메달 3개를 수확했다. 이에 질세라 여자 명사수들도 금메달 2개를 챙겼다. 대회 초반이지만 금메달 5개를 수확한 한국 사격은 4년 전 도하 대회 금메달 3개를 벌써 넘어서 역대 최고 성적(2002년 부산 대회 금 6개)에 도전하고 있다.

막내 이대명은 13일 공기권총 50m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14일 10m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금메달 2개를 추가해 대회 3관왕에 올랐고, 임신 7개월인 김윤미(28·서산시청)는 10m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우승해 2관왕에 등극했다.

전날 50m 단체전에서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에 일조한 이대명은 10m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이대명은 14일 광저우 아오티사격관에서 열린 대회 둘째 날 남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진종오(581점)와 이상도(580점) 등 ‘형님’들과 호흡을 맞추며 1746점을 합작해 중국과 북한을 누르고 우승했다. 이대명은 이날 585점을 쏴 금메달 수확에 앞장섰다.

이대명은 이어 열린 개인전에서도 ‘금빛 총성’을 울렸다. 그는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남자 개인전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00.8점을 쏴 본선 585점과 합계 685.8점을 기록, 684.5점을 쏜 중국의 베테랑 탄종량(585+99.5)을 2위로 밀어내고 대회 3관왕을 완성했다.

임신 7개월의 몸으로 대회 출전을 강행해 화제가 됐던 김윤미(28)와 김병희(28·이상 서산시청) 이호림(22·한체대) 등 여자 권총 대표들도 이날 여자 10m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윤미는 이어 열린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00.3점을 쏴 본선 383점과 합계 484.4점으로 1위에 올랐다.

한국 권총이 국제 대회에서 정상급 기량을 과시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전통적인 전략 종목인 센터파이어 권총 등 25m 종목에서는 아시안게임에서도 꾸준히 메달을 수확해왔지만 세계무대에서는 번번이 정상을 밟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진종오를 앞세워 50m 권총과 10m 공기권총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지만,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서기까지는 만리장성의 높은 벽 앞에 수없이 좌절해온 역사가 있었다.

특히 한국 남자 사수들이 권총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무너뜨린 데에는 선후배들의 끈끈한 팀워크에 기인한다. 50m 권총 단체전서 진종오와 이상도 등 ‘형님’들이 우승을 이끌었다면 10m 단체전에서는 막내 이대명이 전날 형님들에게 진 신세를 만회하고도 남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변경수 대표팀 감독은 “진종오의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로 시작된 상승세가 이대명 등 신예 발굴로 이어졌고 이들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자신감을 얻은 게 이번 대회 무더기 금메달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