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엽서] 경기장 텅 빈 것은 결국 암표상 때문

입력 2010-11-14 18:26

○…입장권이 매진됐다는 중국 당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이 텅텅 빈 것은 결국 암표상 때문이었다.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광저우 시내 경기장 곳곳에는 암표상들이 진을 치고 있다. 14일 광저우 티안헤 스포츠센터를 가기 위해 인근 지하철 스포츠센터역에서 내리자마자 암표상들이 관람객들에게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스포츠센터 입구 근처에서도 암표상들은 중국 공안 앞에서 버젓이 표를 팔고 있었다. 전날인 13일 한국과 대만의 야구 예선이 열린 아오티 야구장에서도 경기장 주변은 암표상들의 천국이었다. 이들은 1인당 10위안(약 170원)밖에 하지 않는 입장권을 무려 3000위안(약 51만 원)까지 올려 받았다.

○…광저우는 베이징, 상하이와 함께 소위 ‘짝퉁의 천국’으로 불린다. 그런데 아시안게임을 맞아 광저우 시장은 현재 대대적인 ‘짝퉁’ 단속이 진행 중이다. 실제 광저우 바이윈구에 있는 많은 의류 매매 전문 빌딩 앞에는 “프라다, 아르마니 등 명품 상표가 달린 모조품 판매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물품을 압수한다”는 중국 당국의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빌딩 입구마다 공안이 지키고 있을 정도였다. 이에 따라 업주들이 물건을 숨겨둬 의류 매장 대부분이 옷을 걸어두지 않은 채 영업을 하고 있거나 아예 문을 닫았다. 물론 명품 가죽 모조품이나 안경을 파는 상점도 마찬가지였다. 의류업을 하는 한 현지인은 “단속이 짜증나 텅 빈 매장을 지키다 그냥 오후 3시쯤에 퇴근한다”면서 “아시안게임이 제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저우=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