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외규장각 도서 돌아온다. 韓·佛 정상 '대여 5년마다 갱신' 합의

입력 2010-11-12 22:15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에 약탈된 외규장각 도서 297권이 ‘5년 갱신 대여’ 방식으로 국내에 돌아온다.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외규장각 도서 반환 방식에 합의했다. 약탈된 지 144년 만이며, 1993년 반환 협상을 시작한 지 17년 만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한국과 프랑스 두 나라 간에 남아있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며 “외규장각 문서는 국내법 절차에 따라 5년마다 갱신하는 대여 방식으로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에 어려운 문제가 풀리게 된 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실질적인 반환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외규장각 도서는 일괄 대여 형식으로 우리 측에 이관되며, 5년마다 사실상 자동 갱신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프랑스 국내법 상 우리 정부가 요구해온 ‘영구 대여’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며 “형식적으로 갱신이지만, 사실상 반환키로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정상 합의에 따라 한국중앙박물관과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조만간 외규장각 도서의 대여 시기와 비용, 보관 장소 등에 대한 후속협의를 시작할 방침이다.도서가 한국에 도착하기까지는 6개월 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이 이룩한 과업에 경탄한다”며 “40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 최빈국 같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면 민족의 지혜와 근로의욕을 새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