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노인요양원 화재… 10명 사망·17명 부상

입력 2010-11-12 21:13

경북 포항의 한 사설 노인요양원에서 불이 나 중증 치매 노인 10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혼자서 거동하기 힘든 중증 환자들이 요양하는 시설인데다 화재 신고도 지연돼 화재 규모에 비해 인명피해가 컸다.

12일 오전 4시15분쯤 경북 포항시 인덕동 인덕노인요양원 1층 사무실 분전반 주변에서 전기 스파크로 불이 나 김복선(87?여)씨 등 노인 10명이 숨지고 김순임(90)씨 등 17명이 부상당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화재는 1층 사무실을 태우고 30분 만에 진화됐다.

화재 발생 당시 야간 근무자가 2명이나 있었으나 피해자 대부분이 거동이 불편한 중증의 치매 또는 중풍 환자들이어서 제때 대피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화재신고도 늦었다. 요양보호사 최모(63·여)씨가 인근에 있는 포스코기술연구소 경비실에 화재 발생 사실을 알린 것은 이날 오전 4시15분. 하지만 경비실은 즉시 119로 신고하지 않고 자체 소방대에 연락했고 소방대에서 포항남부소방서로 신고한 시각은 오전 4시24분으로 9분이나 지체됐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사고수습대책지원본부를 구성하고 장례절차와 합동분향소 설치 등 수습에 나섰다. 경찰은 정확한 화인 규명과 과실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해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요양원 관계자들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관련기사 8·9면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