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실패 美 반응… “한국 좀 더 양보를…”

입력 2010-11-12 18:28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합의에 실패하자 미국 의회와 업계에서는 실망감을 표시하면서도 추가협상에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했다. 특히 FTA와 관련된 정치인들이나 업계, 노조 등은 한국이 좀 더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의회=FTA 이행법안을 다룰 상원 재무위와 하원 세입위의 위원장들은 11일 공식성명을 냈다. 맥스 보커스(민주) 상원 재무위원장은 “합의 실패가 실망스럽지만 미국 농민과 업계에 도움이 되는 협정 내용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내 축산업 중심지인 몬태나주 출신으로, 월령과 부위에 상관없이 한국이 쇠고기 수입을 전면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원 세입위 샌더 레빈(민주) 위원장과 차기 위원장이 유력한 데이브 캠프(공화) 의원은 한국의 추가 양보를 강하게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두 사람은 “한국이 시장 개방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에만 추가협상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은 “현재의 양극화된 정치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에 대한 초당적인 협조가 차기 의회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노조=토머스 도너휴 상공회의소 회장은 성명을 통해 “양국 정상은 절박성을 인식하고 최대한 빨리 타결하도록 지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육류수출협회(USMEF)도 조속한 합의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한국의 자동차 시장 개방을 요구해온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자동차 업계는 사실상 한국 시장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다”고 한국의 추가 양보를 주장했다.

그러나 최대 노조단체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의 리처드 트럼커 위원장은 성명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근로자들의 이익을 우선시한 것은 올바른 태도”라며 “양국 근로자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