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폐막] “역사적인 성공…한국 의장국 역할 다했다”
입력 2010-11-12 21:19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오후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직후 코엑스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자부심’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서울 정상회의 합의 내용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나 스스로 너무 좋게 평가하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나쁘게 할 필요는 없다. 좋은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많은 언론들이, 국제사회가 평가를 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은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새로운 주제를 내고, 과거에 합의되지 않은 것을 합의하는 의장국 역할을 다했다”고 자신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는 “역사적인 성공”이라고 표현한 뒤 “국민 여러분께 별도 보고대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보고대회 형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의 약속을 G20 정상들이 모두 서울에서 지킬 수 있게 되어 저는 오늘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토론토 정상회의 때는 구체적인 합의 없이 ‘서울에서 결정한다’는 식의 합의들이 많았다.
이 대통령은 이른바 ‘환율 전쟁’과 관련해 “전쟁에서는 벗어났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난달 경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는 기준을 만들자는 원칙에 합의했지만, 언제 어떻게 하자는 약속은 없었다”며 “원칙만 얘기하지 않고,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을 만들고 평가하는 절차를 밟으면 세계가 환율 문제 등에서 안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제안했던 ‘개발 의제’에 대한 특별한 애정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저 자신도 무상 식량 원조를 받던 시대에 자라났다”며 “이제 대한민국은 한 세대 만에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G20 회원국과 회원국이 아닌 나라들이 개발 의제에 대해 활발히 토론하고 참여의사를 밝혔다”며 “한국 입장에서는 굉장히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핫머니 유입 우려를 묻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 ‘거시 건전성’이라는 용어로 답했다. 그는 “기축통화를 가진 나라는 달러만 찍어내면 되지만, 그 외 신흥국가들은 자본이 급격하게 유출입되면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우리도 그런 경험을 여러 번 했는데, 앞으로 그런 위험에 처할 경우 거시 건전성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