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폐막] 주요외신 美언론 "中 부상 보여준 결론"비판…중국·유럽은 "성과"
입력 2010-11-12 21:36
세계 주요 외신들은 12일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합의 결과를 긴급 타전했다. 환율 문제에 대한 해법이 제대로 제시되지 못했다는 시각이 많다. 미국 언론들의 반응은 ‘흐림’, 중국과 유럽은 ‘맑음’이었다.
릐미국, 비판 기류=AP통신은 G20 정상들이 경쟁적인 평가절하 자제에 합의하는 데 그친 ‘희석된(watered down)’ 선언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구속력 있는 조치가 없는 경쟁적인 평가절하 자제 합의는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환율 문제에 있어 경상수지 흑·적자폭을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로 관리하자는 미국의 제안이 채택되지 못하는 등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통화정책을 가리키는 ‘경쟁적 저평가(undervaluation)’라는 표현이 최종적으로 선언문에서 빠진 점을 예로 들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경제정책에 관한 광범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합의했다”고 소개한 뒤 “이는 (무역 흑자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이에 맞서려는 중국·독일 사이의 절충안”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는 정상회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이번 회의 결과는 중국의 부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릐중국, 표정관리=중국 언론들은 이번 회의가 원만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신속하게 보도했다. 특히 환율 문제에 있어서 사실상 미국에 승리를 거둔 만큼 표정 관리에 나서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회의 폐막 3분 만에 관련 기사를 긴급 타전하고, 항목별 합의사항을 별도 긴급 기사로 처리하는 등 큰 관심을 표명했다. 오후 7시부턴 전 방송 매체가 폐막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 언론이 더 관심을 가진 대목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정상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후 주석은 “강력하고 지속적이며 균형 잡힌 세계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미국이 책임있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며 4대 정책을 제안했다.
현대국제관계연구원 세계경제연구소 청펑잉 소장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G20 플랫폼을 메커니즘화해야 한다”면서 “상주기구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릐유럽, 소기의 성과=유럽 언론들은 과감한 해법이 제시되지 못했다며 평가절하하면서도 자신들의 입장이 일정 정도 반영됐다는 눈치다.
독일 dpa통신은 “역사적인 합의가 이뤄졌다는 일부 평가에도 불구하고 선언문은 구체성이 결여됐고 세부적인 내용은 추후 회의로 미뤄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경상수지 수치 목표화에 강력히 반대하면서 최종 합의 시한을 내년 프랑스 정상회의로 늦추는 성과를 얻었다고 타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효율성을 잘 보여준 회의였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력이 발휘됐다”고 극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김영석 기자,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