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폐막] 6시간 넘게 마라톤 회의… 分단위로 빡빡한 일정 소화

입력 2010-11-13 01:01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들은 12일 분(分) 단위로 쪼개진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업무 오찬까지 포함해 총 여섯 차례의 회의와 기자회견을 가졌고, 오전 회의 중간에는 기념촬영도 했다.

◇입장에서 개회까지=오전 8시20분쯤 회의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을 시작으로 각국 정상이 본회의가 열리는 코엑스 3층 정상회의장에 속속 도착했다. 이 대통령에 이어 헤르만 판롬파위 유럽연합(EU) 상임의장,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 사우드 알 파이살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만모한 싱 인도 총리 등이 의전 차량을 타고 차례로 회의장에 들어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회의 시작 시간인 오전 9시에 임박해 합류했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도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정상과 달리 자국 경호원 4명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회의장에 모인 정상들은 회의 시작 직전까지 삼삼오오 모여 세계경제 회복 방안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의장인 이 대통령이 자리에 앉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소그룹별로 열띤 대화를 이어가던 정상들이 듣지 못해 어색한 장면이 잠시 연출되기도 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가장 활발하게 자리를 옮겨 다니며 다른 나라 정상들을 만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바로 옆자리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도착하자마자 얼굴을 가까이 맞대고 친근하게 대화했다. 이어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및 지우마 호세프 차기 대통령 당선자와 어울렸으며 국제노동기구(ILO)의 후안 소마비아 사무총장과도 얘기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장시간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했다. 참가국 정상은 곧 시작될 정상회의에 대비해 의견을 활발하게 나누는 모습이었다.

이 대통령은 주로 자리에 앉아 회의 자료를 검토했으며, 오전 9시54분 정상회의 개막을 알리는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5개 세션과 업무오찬=회의는 총 여섯 차례였다. 다섯 차례 세션과 점심을 먹으면서도 회의를 했기 때문이다. 1차 세션의 주제는 ‘세계 경제와 프레임워크’였다. 가장 민감한 주제인 만큼 전날 업무만찬에 이어 같은 주제를 놓고 정상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했다. 2차 세션 주제는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및 글로벌 금융 안전망’이었다.

오전 11시 정상회의장 옆에 위치한 오디토리엄에서 기념촬영이 진행됐다. 의전 서열(각국 정상의 취임순)의 역순으로 입장했다. 단상 뒤쪽부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기구 대표들이 먼저 입장했다. 이 대통령은 제일 앞줄에 위치할 정상들과 함께 마지막으로 입장했다. 이 대통령이 손을 흔들자는 제안을 하자 모두 손을 흔드는 포즈를 취했다.

촬영이 끝나자 곧바로 3차 세션에 들어갔다. 주제는 우리나라가 의제로 올린 ‘개발도상국 개발 의제’였다. 공정한 ‘지구촌 건설’이 슬로건이었다.

이어진 업무오찬에서 정상들은 ‘무역과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G20 간 공조, 도하개발어젠다(DDA) 등도 점심 화두에 올랐다.

숨돌릴 새도 없이 금융규제 개혁을 주제로 4차 세션이 벌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세계경제가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개혁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5차 세션에서는 ‘에너지, 반부패 등 기타 사안’이 논의됐다. 회의는 오후 3시30분쯤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들은 오후 4시30분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후 이어진 폐막식을 끝으로 릴레이 회의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특별 만찬으로 긴장 풀어=한국 스페인 말라위 에티오피아 베트남 EU 등 정상 7명과 유엔 등 국제기구 대표 5명은 특별 만찬에 참석해 장시간 회의의 피로를 풀었다. 오후 6시30분부터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벌어진 만찬에는 각국 정상과 국내 3당 대표 등 220여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문화 공연에 이어 젊은 국악인들의 프로젝트 그룹인 ‘만청’, 재즈싱어 나윤선, 세계적인 성악가 신영옥 등의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 내외는 국내 인사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했고, 외국 정상들에게는 “협조에 감사드린다”며 감사 인사를 연발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