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숙한 시민의식은 또 하나의 성공

입력 2010-11-12 17:33

서울 G20 정상회의의 또 하나 성공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시위문화다. 주최 측의 대비도 주도면밀했지만 시민과 기업들의 협조로 교통 상황은 순조로웠고 우려했던 과격 시위도 눈에 띄지 않았다.

지금까지 각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대형 국제 행사에는 으레 노동, 환경, 인권 단체들의 과격·폭력 시위가 난무했다. 지난해 4월 영국 런던의 제2차 G20 정상회의 때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1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체포됐다. 이어 9월 열린 미국 피츠버그 제3차 회의와 올 6월 4차 캐나다 토론토 회의 때도 회의장 주변은 최루가스로 뒤덮였다.

이에 비하면 이번 서울회의는 매우 평온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는 평가다.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80여개 진보단체들이 집회를 가졌지만 비교적 평화롭게 이루어졌고, 따라서 시위진압 장비를 사용할 필요조차 없었다.

자율적 차량 2부제 참여율은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평소보다 훨씬 많은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회의장인 코엑스 주변 회사들이 출근시간을 늦춘 덕분에 교통은 원활한 흐름을 보였다. 시민들이 행사장 인근 시설의 이용을 자제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번 행사는 특히 30개 분야에서 5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교통과 숙소 안내, 문화·관광 가이드 등 역할을 수행해 친절한 도시 이미지를 세계에 알렸다.

국제적인 행사에서 비정부기구(NGO)들이 시위를 벌이는 것은 탓할 일이 아니다. 그들로서는 효과적인 의사전달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다. 다만 의사표시는 평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는 그 모범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