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제2의 조국 대한민국에 금메달 안긴다”
입력 2010-11-12 17:27
귀화한 탁구 석하정·농구 이승준 ‘코리안 드림’ 안고 출전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를 노리는 한국선수단에 귀화선수와 외국인 코치들이 힘을 보탰다. 월드컵 축구에서 보듯 전력보강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외국인 코치는 물론 외국인 선수의 귀화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단에는 귀화선수가 2명 있다. 여자탁구의 석하정(25·대한항공)과 남자농구의 이승준(32·삼성)이 주인공이다.
중국 랴오닝성 출신인 석하정은 2001년 대한항공 연습파트너로 한국에 왔다. 2007년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전까지 국내 대회에도 제대로 나서지 못하는 등 어려움도 많았다. 마침내 지난 9월 대표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탁구 세계 최강 중국의 메달 독식을 막을 수 있는 한국의 대항마로 기대가 크다. 단체전과 복식, 혼합복식에 출전하는 석하정의 목표는 단체전 금메달이다. 1m72, 58㎏의 늘씬한 체격으로 큰 키에서 뿜어나오는 강한 드라이브가 주무기다.
석하정의 고모는 랴오닝성에서 마롱, 궈웨, 리샤오샤 등 중국 대표선수들을 길러낸 유명한 코치이다. 석하정도 어릴 때 이들과 함께 고모에게 탁구를 배워 중국 주축 선수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는 점도 힘이 된다.
“중국 관중들은 중국 선수를 응원하겠지만 한국에 계신 많은 분들은 저를 응원할테니까 힘을 낼겁니다.”
3년전 용병 신분으로 울산 모비스에서 뛰었던 이승준은 지난해 에릭 산드린이라는 미국 이름을 버리고 어머니 나라를 택했다. 2m4, 100㎏으로 하승진 김주성과 함께 한국의 골밑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이동준(30·대우 오리온스)의 친형이다. 동생 이동준이 먼저 2006년 귀화해 2007년 신인지명 전체 2순위로 오리온스에 입단했다.
일본과 필리핀 등도 귀화선수를 대표로 선발해 전력보강에 나선만큼 이승준에 거는 기대가 더욱 커졌다. 농구는 국제대회 규정상 귀화선수는 1명만 출전시킬 수 있어 전태풍(KCC)과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여 대표로 선발됐다. “어렵게 대표선수가 된 만큼 열심히 해서 꼭 금메달을 꼭 딸 겁니다.”
외국인 코치들도 한국선수단에 힘을 보탰다. 육상 허들 종목에서 러시아인 세르게이 티바소프 코치, 장대높이뛰기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시크비라 아르카디 코치가 활약 중이다. 미국의 랜들 헌팅턴 코치는 남자 멀리뛰기와 세단뛰기 등 도약 종목에서, 핀란드의 카리이하라이넨 코치는 창던지기에서 한국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기계체조에서는 러시아의 마리나 블라센코 코치, 승마 종합마술에서는 독일인 마티아스 바우만 트레이너가 한국팀을 돕고 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