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했었지?” 로맨스코미디 ‘스크린 접수’… ‘페스티발’ 등 3편 잇단 개봉

입력 2010-11-12 17:27


‘로맨스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이 차례로 개봉한다. 한국에서는 하지원이라는 대형스타를 낳은 ‘색즉시공’(2002)과 ‘색즉시공2’(2007)의 상업적 성공 이후 한동안 맥이 끊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2009년의 ‘걸프렌즈’는 실패했고, 더구나 최근 몰아친 스릴러 열풍 속에서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코미디는 설 곳이 없었다.

연말을 앞두고 차례로 개봉하는 국내 로맨스코미디의 특징 중 하나는 이미 검증된 기존 스타들을 대거 기용했다는 점이다. 하지원과 송지효 등 당시의 신인배우들을 기용했던 ‘색즉시공’ 시리즈보다는 안전한 길을 걷는 셈. 관객들 입장에서는 톱스타들의 연기 향연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 중 가장 먼저 개봉하는 영화는 신하균 엄지원 주연의 ‘페스티발’(18일 개봉). 겉으로는 얌전해 보이는 평범한 사람들의 성 이야기를 다소 과장된 터치로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권태기에 접어든 오래된 연인들의 심리와 성 문제를 다뤘다.

최강희 이선균이 주연한 ‘쩨쩨한 로맨스’는 성인만화가와 섹스칼럼니스트의 연애 이야기를 다뤘다. ‘달콤, 살벌한 연인’(2006)에서 상큼하면서도 엉뚱한 매력을 과시한 바 있는 최강희는 제작보고회에서 “이선균과는 연기호흡이 잘 맞지 않았는데, 계속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라고 말했다. 만화가와 칼럼니스트의 판타지와 현실적 조건을 절묘히 배합시킨 코미디일 것이라는 게 영화사 측 설명이다. 다음달 개봉.

25일 개봉하는 한석규 김혜수 주연 ‘이층의 악당’도 기대작이다. 코미디와 서스펜스를 동시에 표방했다. 로맨스이자 코미디였고, 동시에 스릴러였던 저예산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의 성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손재곤 감독 작품이라 궁금증을 더한다. 영화 ‘타짜’와 드라마 ‘스타일’, ‘즐거운 나의 집’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강한 여성상을 보여준 바 있는 김혜수는 완벽한 이미지의 껍질을 벗을 예정. 수상한 남자 창인이 연주의 집 2층에 세 들어 살면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그렸다. 무엇보다 한석규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실과 판타지가 적절히 혼재되고, 유머가 억지로 느껴지지 않는 지점에서 코미디는 성립한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순간 코미디도 다큐멘터리도 아닌 엉성한 작품이 된다. 따라서 연출자의 균형감각은 필수다. 배우들의 노출로 시선을 끌기보다는 얼마만큼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성공의 조건이다. 한동안 맥이 끊어졌던 로맨스코미디 영화가 재기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