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건물서 떨어지는 국민 보며 도울 수가 없다는 무기력함에 참담”
입력 2010-11-11 18:44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출간한 자서전 ‘결정의 순간들(Decision Points)’을 통해 2001년 9·11테러 당시 끔찍했던 하루를 소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대통령 재임 시절 가장 의미 있는 일을 요약하라면 9·11테러 악몽 이후 미국 땅에서 성공한 테러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테러 당일 부시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를 방문 중이었다. 자서전에서 그는 자신을 가장 당혹스럽게 한 것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의 통신시설’이었다고 회고했다. 전용기 내에 위성TV가 없어 지역송출신호를 받아야 했기 때문에 테러현장 화면이 수시로 끊겼고 로라 부시 여사와의 전화통화도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세계무역센터(WTC)에서 떨어지는 국민들을 보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나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직장을 갖고 있었지만 그들을 도울 수 없다는 무기력함을 절감했다”고 기술했다.
테러가 발생한 당일 밤에도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백악관에서 잠자리에 들었던 부시 전 대통령은 “백악관이 공격을 받고 있다”는 참모의 말에 로라 여사, 애견 2마리를 데리고 지하벙커로 향했다고 적었다. 소동은 미 공군 F16 전투기를 오인한 데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또 2년 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기자회견 때 이라크 기자가 자신에게 신발을 던졌던 사건에 대해서도 적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그는 “그 기자가 내 인생에 특이한 경험 중 하나를 선사했다”면서 “그의 팔은 튼튼했고 나는 날아오는 신발을 잡지 못한 게 아쉽다”고 밝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