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음화=선진화’ 산 역사 되새기길… G20 정상회의 크리스천 관전 포인트
입력 2010-11-11 17:58
크리스천은 11일 개막된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어떻게 봐야 할까. 교계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회복 문제가 다뤄질 이번 회의를 민족복음화의 축복, 세계화에 따른 빈곤문제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세계경영이라는 기독교적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민족복음화의 축복=한국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 된 것은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동아시아의 ‘균형자’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교계에선 대체적으로 이번 대회를 G8 회원국이 아닌 국가로는 처음 의장국이 된 것이나, 60년 전 한국전쟁의 상처를 입었던 최빈국이 세계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한 측면에서 ‘국운 상승’의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이광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은 “이번 대회는 민족복음화가 선진화와 같이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면서 “이런 취지에서 한국교회는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 왔다”고 설명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도 “G20 정상회의는 국가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대통령의 리더십을 적극 발휘하는 자랑스런 자리”라면서 “이것은 한국교회가 조국 근대화를 위해 새벽마다 눈물 뿌려 기도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세계화와 빈곤문제=G20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갖고 있는 교계 인사들은 G20 정상회의가 글로벌 위기관리의 거버넌스(governance·국정관리 체계)라고는 하지만 세계화에 따른 양극화와 무한경쟁, 빈곤·불평등 심화, 이윤추구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민영진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는 “전 세계 상위 10% 안에 드는 20개국이 한국에 모였는데 나머지 180개 나라에 끼친 빈곤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백해야 한다”면서 “집중화된 부를 공평하게 분배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선언을 하는 게 지도자들의 급선무”라고 말했다. 장빈 서울 동광교회 목사도 “일방적으로 G20 정상회의를 홍보하기보다 세계화의 문제 때문에 피해당하는 바닥인생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 “의장국인 한국의 장로 대통령은 복음의 정신에 입각해 갈릴리 예수님처럼 민중을 보듬고 서민을 보살피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의 세계경영=과거에는 군사력을 앞세운 제국이 세계를 통치했지만 이제는 자본력을 앞세운 G20과 같은 경제대국이 세계질서를 이끌고 있다. 사실 이번 대회의 목적은 금융위기의 국제적 확산을 차단하는 데 있다. 따라서 본질은 금융자본의 책임성 강화와 투기시장 확대를 막기 위한 국가 통제력 강화, 공공영역 서민의 질 향상이다. 성경에서도 안식년과 희년 규정, 적정가격에 따른 부당이득 금지 등 사회적 배려를 말하고 있다(레 25장).
이런 흐름에서 크리스천이 바라봐야 할 관점은 명확하다. 히스기야의 고백(왕하 19장)처럼 하나님께서 공평한 저울과 눈금으로 모든 것을 계수하시며 국제정세, 세계 경영은 결코 하나님과 떨어지지 않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조병호 성경통독원 대표는 “경제구조의 거룩은 결국 하나님의 뜻이기도 하다”면서 “기독교인들은 20개 국가가 적절한 부를 취하고 경제적 생산성을 높여 개발도상국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가에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