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양자회담-한·중] ‘천안함’ 앙금 털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강조
입력 2010-11-11 21:59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양국의 관계 발전을 강조함으로써 향후 한·중 관계에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올 들어 세 번째지만 지난 7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이 채택된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당시 천안함 공격의 주체로 북한을 명시하는 것에 반대했고, 이후 한·중 관계가 다소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를 찾은 후 주석과 악수하며 “날씨가 많이 춥죠”라고 인사를 건넸다. 후 주석은 “괜찮습니다”라며 이 대통령의 배려에 감사를 표시했다.
후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서울 G20은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되는 것이고, 신흥국 중에서도 최초로 열리는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한국 측과 함께 G20이 성공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서울 G20은 미국과 중국의 환율 전쟁을 조율하는 것이 주요 과제이기 때문에 후 주석의 발언은 G20 기간에 미국과 큰 갈등을 드러내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주최국인 우리 입장에서는 회의 성과 도출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양국 정상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한·중 관계 발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과 가진 특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미래 지향적 차원에서 한·중 관계를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후 주석은 “한국이 최근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적극적 조치를 취한 것을 유의하고 있다”며 “북한에 긴급 인도적 지원을 하고, 군사 실무회담을 하는 것은 한반도 정세가 좋은 방향으로 추진되는 데 유리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격상된 양국 관계와 관련해 “아주 만족한다. 앞으로도 더욱 전면적인 관계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정치 경제 군사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