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상 “FTA, 시간 더 필요”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논의했으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이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통상장관이 논의했으나 세부적 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데 시간이 더욱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며 “양국 장관이 가능한 한 이른 시간 내에 상호 수용 가능한 사항을 최대한 빨리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한·미 FTA의 계속 추진이 필요하고, 그것이 양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양국 협상팀이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노력해 이를 타결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한·미 FTA 문제와 관련, “비록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양국 정상은 회담 전 ‘매듭을 짓고 있는 중’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날 심야 협상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 막판 절충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미국은 쇠고기 수입 전면 확대를 요구하고, 한국은 FTA와 별개 문제여서 절대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협정문 수정 여부, 한국산 픽업트럭 관세 철폐 기한 연장 등에서 쟁점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픽업트럭 관세 철폐 기한을 연장해주면 협정문 수정이 불가피하다. 한국은 협정문 수정 대신 양해각서를 교환하거나 장관 고시를 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상은 또 북한에 천안함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와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조치들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북한이 천안함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실질적인 남북관계 발전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은 북한에 경제적인 지원과 국제사회에 통합되는 것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다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자신의 의무를 다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나와 이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에 6자회담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남도영 김찬희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