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비즈니스 서밋, G20과 동시진행 첫 시도 ‘신선’
입력 2010-11-11 22:08
서울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은 G20 정상회의와 함께 열린 첫 번째 재계 모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관 파트너십 확대라는 이번 행사의 의의를 살리기 위해선 앞으로 있을 G20 정상회의에서도 비즈니스 서밋이 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코리아 이니셔티브=글로벌 거물급 최고경영자(CEO) 120명은 11일 세 차례 분과별 라운드테이블과 총회를 거쳐 세계 경제 정상화와 지속적 발전을 위해 의견을 하나로 모았다. 또 라운드테이블과 오찬 등에 참석한 일부 G20 정상들에게 직접 의견을 전달했다.
참여 CEO들의 평가는 좋았다.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아커만 회장은 “전 세계에서 100명이 넘는 CEO들이 모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고 스탠다드차타드 피터 샌즈 CEO는 “민간의 생각이 정상들에게 반영될 수 있는 자리를 만든 것이 훌륭했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에도 “서밋에서의 대화를 환영하고 G20과 지속적인 교류를 고대한다”는 조항이 반영됐다.
비즈니스 서밋은 또 G20 정상회의 부대행사로 마련됐지만 기업인들 스스로 정책대안을 마련, 경제 활성화의 주체임을 각인시켰다는 성과가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민관 협력이라는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G20 정상회의에선 없었던 이 행사는 한국이 제안했고 한국에서 첫 행사가 열렸다는 점에서 행사 자체가 또 하나의 ‘코리아 이니셔티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애플 CEO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전 회장 등 유명 스타 CEO들이 불참한 것 등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다.
◇B20 정례화 가능성=서울 서밋이 막을 내리면서 관심은 과연 이 행사가 다음에 또 열릴 수 있느냐로 옮겨갔다. 클라우스 슈왑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은 “이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도록 기업인들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영호 조직위원장은 “다음 G20 개최국인 프랑스가 비즈니스 서밋에 대해 관심이 높고 그 다음 개최국인 멕시코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례화는 서밋 결과가 얼마만큼 세계 각국 정책에 반영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강제성 없는 민간의 권고안을 각국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굳이 한자리에 모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일단 비즈니스 서밋 논의 결과는 12일 G20 정상회의 ‘세션5’의 정식 의제로 올라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개막총회 환영사를 통해 “여러분의 회의 결과를 G20 정상회의에 제가 보고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규제 강화방안인 ‘신자본규제(바젤Ⅲ)’가 다뤄질 정상회의 4세션 결과도 중요하다. 바젤Ⅲ에서 무역금융 분야를 제외해 달라는 CEO들의 요구가 이 세션에서 받아들여지느냐로 재계 목소리의 반영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셈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여러 CEO들이 넉 달간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며 “일부 내용이 정상회의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