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하모니’ 함께 외치며 행사 축하… 삼성전자 태블릿 PC 화제 모아

입력 2010-11-11 18:13

G20 비즈니스 서밋 본 행사가 열린 11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은 이른 시간부터 북적였다. 오전 8시20분 개막총회에 맞춰 TV에서나 볼 법한 세계적인 최고경영자(CEO)들이 하나둘 행사장 입구에 모습을 드러내자 일반 투숙객도 발길을 멈추고 카메라를 꺼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오전 7시40분쯤 도착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이번 회의 의의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성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며 “좋은 날이다. 잘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회장은 개막총회가 끝나고 곧바로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 광저우로 향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미소 띤 얼굴로 “에너지와 관련한 주제를 중점 논의할 것”이라며 행사장에 들어갔다.

공식 초청 명단에 없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은 예고 없이 ‘깜짝’ 등장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 서밋 행사 때문은 아니고 평소 만나기 힘든 CEO들과 면담을 가진 뒤 이 회장과 함께 출국하기 위해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아들 김동관 차장은 전날 환영 만찬 때부터 김 회장을 수행했다.

이날 세 차례 열린 분과별 라운드테이블에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1인당 발언시간이 1분30초가 되면 노란색 깃발을, 2분이 되면 빨간색 깃발을 들어 제한했지만 넘기기 일쑤였다. 라운드테이블 자리마다 설치된 삼성전자의 태블릿 PC ‘갤럭시 탭’도 화제를 모았다. CEO들은 자신의 캐리커처가 바탕화면에 깔려 있는 갤럭시 탭을 선물로 받아들고 굉장히 즐거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조화를 강조한 건배사로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은 오찬 행사에 앞서 “우리는 금융위기, 지구 온난화, 빈곤문제 등 굉장히 많은 과제에 직면해 있지만 가장 큰 도전과제는 우리”라면서 “우리가 조화를 이루고 협력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이라고 외치며 건배를 제의했고 참석자들은 큰 소리로 ‘하모니’라고 화답했다. 오찬 주 메뉴는 레드와인 소스를 곁들인 한우 안심스테이크였다.

오찬 뒤 이어진 포토세션에서 12개 작업반(워킹그룹)별로 연단에 선 CEO들은 웃음 띤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사공일 G20 정상회의 조직위원장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배웅하고 나서 한발 늦게 허겁지겁 뛰어 대열에 합류하자 참석자들은 손뼉을 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 측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120여명의 글로벌 기업 수장이 한자리에 모여 단체사진을 남기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