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물가전망 잇단 상향조정… 4월 2.6%→7월 2.8%→ 20여일전 2.9%→이번엔 3%

입력 2010-11-11 08:53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또 올렸다. 4월 이후 7개월 만에 벌써 세 번째다. 한은이 가장 역점을 둬야 하는 물가 전망에 대해 한치 앞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1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코엑스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란 주제의 미디어 브리핑에서 “물가상승률은 2008년 4.1%에서 2009년 2.8%로 둔화된 데 이어 올해는 3%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4월 올해 물가상승률을 2.6%로 전망했으나 7월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8%로 올렸다. 김 총재는 불과 20여일 전인 지난달 18일 국정감사장에서 2.9%로 다시 전망을 상향조정했다.

게다가 김 총재는 당시 “지난달(9월) 신선채소 가격 상승 영향으로 물가가 3.6% 올랐지만 공급 측면 충격이 가라앉고 있어 연말까지 2.9%를 기록할 것”이라고 언급해 물가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그 후 2주일도 안돼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였고 결국 한은은 이날 올해 전망치를 3% 정도로 재차 높였다.

김 총재는 또 브리핑에서 국내 물가상승률을 다른 나라의 디플레이션(경기침체하의 물가하락) 현상과 비교한 뒤 “한국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인 통화 및 재정정책 운용에 주로 기인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이 적극적인 정책운용으로 인한 금융위기 극복 때문이라는 식으로 해석된다. 이는 채소값 급등 등 공급 요인으로 물가가 올랐다는 기존 발언과도 엇갈린다.

한은 신운 물가분석팀장은 “물가 상황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3% 가까이 갈 것이라는 말이지 3%를 의미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