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독·불, 미 양적완화 겨냥 선제공격… 日총리도 中에 공개 메시지

입력 2010-11-11 18:35

‘운명의 10시간’을 앞두고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각국은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11일 오후 6시 공식 개막한 서울 G20 정상회의는 다음 날 오후 3시 폐막까지 공식 일정이라야 모두 10시간밖에 안 된다. 이 짧은 시간에 자국에 유리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각국 정상과 관련 참석자들은 저마다 ‘출사표’를 던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을 비판하고 있는 유럽 선진 2개국이 미국을 겨냥해 선공을 날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1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 오찬에서 “경상수지를 목표를 정해 관리하자는 것은 경제적으로 유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금융과 재정 측면에서도 효과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도 이날 자국 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 생각에는 전 세계 통화정책 문제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해결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글로벌 환율전쟁의 해법으로 경상수지 목표제(경상수지 흑·적자폭을 국내총생산의 일정비율로 제한)를 제안한 미국으로서는 시작부터 힘이 빠지는 발언인 셈이다.

미국 위주의 세계 경제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는 신흥국의 기수 브라질 역시 달러화의 단일 기축통화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번 회의 참석차 서울에 도착한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세계경제가 달러화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이날 보도했다.

미국도 가만있지 않았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서울로 향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2주 전 (경주) 재무장관 회담에서 마련된 협력 프레임워크 타입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를 (정상회담에서)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의 경상수지 불균형 해소방안에 대해서도 “새로운 포뮬러(방식)가 채택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는 서울 출발 전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에게 ‘공개 메시지’를 전달했다. 간 총리는 공항에서 후 주석과의 양자회담 성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그것은 기본적으로 중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나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국제상품시장 투기 대책을 촉구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서울 출국에 앞서 G20 정상들에게 발송한 공개서한을 통해 “특히 상품투기와 시장조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