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행사장 경호 동물들도 ‘한몫’… 경찰견 폭발물 탐지·금붕어로 수질 점검
입력 2010-11-11 18:24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시작된 11일 오전 11시쯤 서울 삼성동 코엑스 북문으로 늑대만한 개 두 마리가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경찰특공대 소속 폭발물 탐지견으로 새카만 털이 온몸을 덮고 있었다.
G20 경호안전대책팀은 경찰견 12마리를 비롯해 군경에서 수십 마리를 지원받아 순찰과 폭발물 탐지에 활용하고 있다. 탐지견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코엑스 안팎에 배치됐다. 폭발물 탐지견은 리트리버 종으로 앞발에서 머리 꼭대기까지 60㎝가 넘는다. 이들은 사람보다 30배 정도 냄새를 잘 맡아 폭발물 등 위험물질을 찾아내는 데 유용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10일까지는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기마 4필이 코엑스 주변을 순찰했다. 이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했다. 기마대원 8명이 2교대로 말을 탔다. G20 정상회의를 홍보하는 차원이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기마대는 10일 밤 평소 활동하던 방이동 올림픽공원으로 돌아갔다.
행사장 안에서는 금붕어들이 화장실 변기 물의 수질을 점검하고 있다. 2008년 건물 지하 3층 중수처리시설에서 관상용 금붕어 2마리를 키우기 시작한 코엑스는 G20 정상회의를 맞아 6마리로 늘렸다.
비늘에 붉은 빛이 도는 이들 금붕어는 정수 처리된 물로 채운 가로 2m, 세로 60㎝ 크기의 어항에서 생존 여부로 오염도를 알려준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동물보호단체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려는 사람들(PETA)’은 “금붕어도 개나 고양이와 똑같이 고통을 겪을 수 있다”며 “세계 정상들을 보호하는 것만큼 동물들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창욱 최승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