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 활동반경 GPS로 관찰해보니… 고작 100m 빙빙
입력 2010-11-11 18:31
농작물 피해 탓에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된 고라니의 생태가 첨단 장비의 도움으로 낱낱이 밝혀졌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1일 자체 개발한 GPS위치추적장치를 이용해 강원도 양구군 일대 고라니를 조사한 결과 행동권의 크기는 최대 1.65㎢이고, 주로 활동한 면적은 0.34㎢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고라니는 농경지와 인접한 산림에 위치한 은신처를 중심으로 반경 95∼122m 범위 내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산림과 농경지의 경계, 물과 인접한 휴경지 등에서 잠을 잔다. 먹이활동은 은신처와 인접한 넓고 불규칙한 형태의 농경지나 산림에서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라니는 서식범위가 좁은 특성 탓에 한 지역에서 지속적인 포획이 이뤄질 경우 개체군이 급격히 줄어들 위험이 높다.
고라니는 한배에 2∼3마리의 새끼를 낳을 만큼 번식률이 높지만 암컷의 발정이 불과 몇 시간 동안만 지속되기 때문에 서식밀도가 낮다. 고립된 무리의 경우 암컷이 수태할 확률이 줄어 개체군이 점점 적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라니는 전 세계에서 중국 일부 지역과 한반도에만 살고 있어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적색목록(red list)에 올려놓은 보호종이다. 하지만 중국에선 남획으로 급격히 줄어 2급 보호동물로 지정됐고, 한국에선 농작물 피해를 일으켜 퇴치대상인 유해 야생동물로 전락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