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막판 ‘쇠고기 암초’

입력 2010-11-10 21:44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쟁점 해소를 위한 통상장관회의가 사흘째 열렸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협상 내용을 담을 형식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미국이 막판 카드로 쇠고기 문제를 다시 들고 나온 게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다만 양국은 11일 막바지 협상을 벌인 뒤 한·미 정상회의에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부담 등을 감안해 양국 정상이 최종 결심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회담을 열었다. 양측은 의약품, 농업 등에서 협의를 갖고 ‘이익 균형’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07년 추가협상 때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전문직 비자 1만5000개 배정은 물론 농업 및 의약품 분야에서 한국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 측이 쇠고기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으면서 분위기가 돌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현재 ‘30개월 미만’으로 제한된 한국의 수입위생 조건을 고쳐 전면 개방하라고 요구했고, 한국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 타결에 실패했다.

미국이 막바지에 쇠고기를 의제로 들고 나온 것은 합의한 내용을 협정문 본문에 넣느냐 마느냐는 줄다리가 팽팽하게 이어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협정문 본문, 부속서, 서한 등을 수정할 경우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기 때문에 한국은 부담이 크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