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독교계 “서방 교회와 교류하고 싶다” 10월달 방북 영국 보수당 인권위 부위원장이 밝혀

입력 2010-11-10 18:39

북한의 기독교 관계자들이 서방 교회와의 교류를 희망하고 있다고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베니딕트 로저스 영국 집권 보수당 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이 밝혔다.



지난달 22∼27일 영국 의회 대표단과 함께 방북했던 로저스 부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평양신학원 관계자들이 서방 세계, 특히 영국 장로교 교단과 교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로저스 부위원장은 “북한 정부의 종교정책이 통상 가식적인 진열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안다”며 “그러나 적어도 이런 노력과 제의는 종교 자유에 대한 작은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방북했던 데이비드 앨튼 상원의원과 캐롤라인 콕스 상원의원은 최근 공개한 방북 보고서 ‘장벽이 아닌 가교를’에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영국 성공회 수장인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를 초청, 평양의 3개 교회에서 설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로저스 부위원장은 특히 평양신학원에서 교수, 학생들과 만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신학교 건물 벽에 야고보서의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2:26)이란 구절과 잠언의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9:10)이란 성경 문구가 쓰여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로저스 부위원장은 전했다.

그는 신학생들이 북한 정부의 말대로 5년 과정을 거친 뒤 가정교회에서 목회를 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미국 등 서방 세계의 일부 목회자가 이곳을 방문해 학생들을 교육한다는 설명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로저스 부위원장은 북한 관리들로부터 북한 전역에 1만3000명의 기독교인이 있으며, 500개의 가정교회가 자유롭게 예배드리고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 관리들에게 종교탄압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지만 그들은 관련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