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순 한나라 前 최고위원 흉기 피습… 50代 민원인 토지보상금 중재 불만 ‘앙심’
입력 2010-11-10 18:30
박재순(66) 한나라당 전 최고위원이 자택에서 심야 ‘도끼 테러’를 당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광주서부경찰서는 10일 토지보상금에 불만을 품고 박 전 위원을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 등)로 윤모(5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윤씨가 범행 당시 갖고 있던 도끼와 대검, 가스총, 로프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이날 새벽 2시40분쯤 광주 풍암동 모 아파트 3층 박 전 위원의 집에 갈고리를 매단 로프를 이용해 외부 가스배관을 타고 오른 뒤 베란다 유리창을 깨고 침입했다.
며칠 전 예행연습까지 했던 윤씨는 박 전 위원이 잠자던 안방에 들어가려다 유치창 깨지는 소리와 전등 불빛에 놀라 잠이 깬 박 전 위원 부부와 마주쳤고 이후 3분여간 박 전 위원 부부와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박 전 위원은 윤씨가 갖고 있던 소형 도끼로 머리를 3차례 맞아 이마와 정수리가 3㎝ 정도씩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윤씨는 격투를 벌이던 박 전 위원과 부인에게 제압당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결과 목욕탕 구두닦이인 윤씨는 강진군 토지보상에 대한 이의신청이 기각되자 강진군수 출신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박 전 위원에게 분쟁 중재를 부탁했다. 하지만 원만히 해결되지 않은 데다 최근 박 전 위원과 연락마저 닿지 않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