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시아, 경제협력 위해 민·관 손잡았다

입력 2010-11-10 20:58

한국과 러시아가 올해 수교 20주년을 맞아 자원개발과 에너지 현대화 등 다양한 경제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협력 범위를 넓혀 나가기로 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무역협회는 1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러시아 측 연방 상공회의소 및 산업기업가연맹과 공동으로 ‘제3차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를 열고 경협 관련 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한·러 정상회담 후 두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지경부와 포스코가 러시아 측 파트너와 자원개발, 에너지 효율화 등의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으로 2건의 MOU를 맺었다고 지경부는 전했다. 포스코는 러시아 제1의 철강 원료업체인 메첼과의 이번 MOU 체결에 따라 철광석·석탄 광구 개발 및 이에 맞물린 공동 지분 취득 및 투자, 제3국 철광석 및 석탄광구 공동 개발, 극동시베리아 지역 항구 현대화, 제철소 건립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동북아 시대를 열어가는 데 있어 양사는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메첼의 풍부한 자원과 물류, 포스코의 기술력과 경험 등이 결합된다면 이 지역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상사는 러시아의 발전소 건설사인 ‘ASE 엔지니어링’ 지분을 인수해 러시아 발전, 송배전 분야 시장에 진출하고 전력 기자재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한국전력과 LG상사는 러시아의 배전공사에 해당하는 ‘홀딩스 IDGCs’와 송배전망 및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한국산 설비를 공급하는 등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키로 했다. 무역보험공사는 한전과 LG상사 및 홀딩스 IDGCs 간 협력사업과 관련, 금융지원 협력을 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FGC(송전공사)와의 MOU에서 극동지역 고압차단기 공장 설립,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시범사업, 공동연구소 설립 등에 합의했다.

LG하우시스는 친환경 건축자재 및 내부 마감재, 인테리어 디자인 서비스 사업에 진출키로 했고, 에너지관리공단과 광산업진흥회는 한·러 에너지효율혁신센터 설립, 에너지효율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교류·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 단위에서는 지경부가 러시아 경제개발부와 에너지 효율, 전력망 현대화, 상호 투자 촉진 등을 담은 MOU를 체결했고, 산업통상부와는 산업기술, 무역투자, 기술표준 관련 협력 증진을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 측에서 최경환 지경부 장관, 사공일 무역협회장,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강덕수 STX 회장,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하영봉 LG상사 사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이병호 STX에너지 사장은 “러시아와 한국은 자원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인 상황이고, 호혜적 협력이 가능하다”며 “사할린과 동시베리아 분지 등 입지가 좋은 지역을 대상으로 전략적인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 에너지그룹인 E4의 미하일 아비초프 회장은 “양국 간 관계 강화를 위해선 민간과 국영기업 간 경제협력이 병행해 이뤄져야 한다”며 “러시아는 특히 한국과 원자력 기술 등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찬 최정욱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