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독 보쉬, 전기차 배터리 양산 준비 완료… 3만4000㎡ 공장 준공
입력 2010-11-10 18:24
삼성SDI가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 보쉬와 함께 전기자동차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두 기업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는 10일 삼성SDI 울산 사업장 안에 3만4000㎡ 규모의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9개월 만에 완공된 이 공장은 사전 양산용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 뒤 내년 초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추가 고용인원은 몇 년 내 1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SDI와 보쉬는 2013년까지 SB리모티브에 5억 달러(5600억원)를 투자하며, 2015년 배터리 생산규모를 연간 전기차 18만대 분량(4GWh)까지 늘릴 계획이다.
삼성SDI는 휴대전화와 노트북PC 등에 쓰이는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해오다 2008년 9월 보쉬와 함께 SB리모티브를 세우고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필두로 한 2차전지 산업은 아직 전 세계 시장규모가 메모리 반도체(441억 달러)의 18% 수준(79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높은 성장성 때문에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현재 삼성SDI와 LG화학, SK에너지, 일본 파나소닉, 히타치, 도시바, 미국 GM, 다우, 독일 바스프, 중국 BYD 등이 시장 선점을 노리는 중이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프란츠 페렌바흐 보쉬그룹 회장은 “전기차 시장은 점진적으로 성장하다가 2020∼2030년 사이에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울산공장 준공으로 미래 모빌리티(운송수단) 시장을 주도할 기회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최치훈 삼성SDI 사장은 “국내 경쟁사(LG화학)보다 3년 늦게 시작했지만 양산라인을 가동하기 전부터 세계적인 기업들의 주문이 잇따랐다”면서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과 깊은 관계를 맺어온 보쉬와 삼성의 배터리 기술 노하우가 결합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B리모티브는 지난해 독일 BMW 콘셉트카 ‘액티브E’와 미국 델파이의 하이브리드 상용차에 배터리를 공급키로 한 데 이어 최근엔 미국 크라이슬러의 ‘피아트 500EV’용 배터리 공급자로 선정됐다.
최 사장은 “유럽과 미국, 아시아의 다른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과도 배터리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양산체제를 갖췄으니 수주는 훨씬 많아질 것이며 보쉬와의 시너지 효과가 잘 발휘될 경우 10년 후 세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울산=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