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AFP “G20은 한국 성인식”·IHT “한국, 빛으로 치장”
입력 2010-11-10 21:13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세계의 관심이 서울로 집중되고 있다. 외국 언론들은 연일 서울발 특집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다함께 성장하자”=워싱턴포스트(WP)는 10일 가난한 나라를 돕는 문제가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가 돼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기고문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주요국의 문제에만 집중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관심사를 간과해선 안 된다”며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세계 불균형 해소와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을 건설할 당시 국제기구나 원조국은 비관적이었지만 우리는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이 대통령은 “빈곤을 몰아내는 특효약은 바로 경제성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기회 역시 최빈국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기본 인프라, 인적 자본, 생산 역량 등 미래를 위한 투자가 원조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발상의 전환을 요구했다.
◇“한국이 등장했다”=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이날 1면에 ‘한국, G20의 빛으로 치장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한국이 세계에서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한 첫 국가라고 소개했다. 또 “배추를 기르는 농부, 제주도 어부, 부산의 소주 바텐더는 자신의 나라가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떠오른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른 한국은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의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IHT는 또 지난 정상회의를 치른 캐나다 토론토와 서울을 비교했다. 토론토는 8억6000만 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었고 1000명가량의 시위대원을 구속하는 혼란을 겪었다. 반면 서울시는 이번 회의를 위해 900만 달러의 예산만 더 책정했을 뿐이고, 이명박 정부는 폭력과 혼란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IHT는 치켜세웠다.
프랑스 AFP통신은 김연아 선수가 등장하는 서울 G20 정상회의 대형 포스터를 소개하면서 “전쟁의 폐허를 딛고 경제 기적과 민주주의를 이룬 한국에 이번 정상회의는 일종의 성인식”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DPA통신은 지금까지 글로벌 무대에서 역할이 한정됐던 한국이 이번 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목소리를 키우려 한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8일 26쪽에 걸쳐 한국 특집기사를 통해 한국의 정치·경제·사회 발전상을 소개했다. WSJ는 “가난에서 벗어나 세계 15대 경제대국으로 눈부시게 성장한 한국은 이제 기존의 발전 전략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혁신과 변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회의 준비 완료”=경호와 안전을 비롯해 회의 준비 상황에도 각국 언론은 큰 관심을 보였다.
아랍계 알자지라 뉴스는 ‘서울은 회의 준비를 끝냈다’는 기사에서 “이틀간의 정상회의를 위해 수천명의 공무원들이 서울 거리를 청소했고 시내 곳곳에 환영 깃발이 걸려 있다”고 전하면서 “G20 정상회의가 88 서울올림픽보다 더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는 한 자원봉사자의 말을 인용했다.
AFP는 한국이 특별법까지 만들어 3만명의 정규 경찰과 2만명의 시위진압 병력을 동원했다고 전했다.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한국이 1500여개 공공시설, 8개 주요 공항, 27개 항구의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고 소개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