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꽁지머리·콧수염·롱코트 입은 기자… 취재 열기로 추위도 잊었다
입력 2010-11-10 21:12
짧은 갈색 머리에 검은색 롱코트를 입은 프랑스 기자, 반질거리는 머리를 뒤로 넘기고 콧수염을 기른 멕시코 기자, 샌드위치를 먹으며 두꺼운 G20 관련 문서를 들여다보는 캐나다 기자….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미디어센터는 각국에서 몰려든 기자들로 가득 찼다. 검은색 두터운 점퍼를 입고 있던 말라위 기자는 동시통역 장치를 귀에 꽂고 브리핑 내용을 노트북으로 받아쳤다.
꽁지머리에 뿔테안경을 쓴 이탈리아 기자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본사에 실시간으로 보고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 정식으로 등록한 기자 수는 지난 5일 기준 내외신을 포함해 63개국 4288명이다. 지난 피츠버그 회의(2500여명)나 토론토 회의(3100여명)를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 쏠린 전 세계의 관심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준다.
외신기자 수는 1723명으로 이 가운데 일본 취재진이 237명으로 가장 많다. 일본에 이어 미국(190명) 영국(153명) 중국(121명) 러시아(108명) 순이었다.
특히 중국은 위안화 절상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상한 상태라 취재 열기가 뜨겁다.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은 미디어센터가 문을 연 지난 9일부터 기자회견석 바로 앞에 20여명의 G20특별취재팀이 자리를 잡고 취재에 들어갔다.
G20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영국도 트로이카 전임 의장국으로서 G20 의제 조율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며 “베이징, 도쿄 특파원들을 대거 서울에 보내 취재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220개 언론사 2565명의 취재진이 사전등록을 마쳤다.
각국에서 모여든 외신기자들은 한국의 IT 환경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다. 1330석 자리마다 연결된 인터넷선과 곳곳에 설치된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 형식의 안내표시장치를 인상적으로 평가했다.
스페인의 한 일간지 기자인 곤잘레스는 “대형 스크린을 통한 브리핑 안내나 동시통역시스템 등 취재를 돕는 시스템이 잘 갖춰졌다”며 “특히 한국의 전통, 음식, 문화 등을 소개하는 IT 전시관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외신들은 풀기자단(특정 언론사 기자만 현장을 취재한 후 내용을 공유하는 기자단)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데 불만을 토로했다.
통역안내센터 관계자는 “풀기자단에 대한 볼멘소리를 하는 외신기자들이 간혹 있다”며 “언어는 다르지만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취재하려는 기자들의 특성은 전 세계 공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