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오바마 일정 당겨 입국… 룰라·호세프 당선인 동행 눈길
입력 2010-11-10 21:53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속속 입국했다. 전날 초청국인 말라위의 빙구 와 무타리카 대통령이 가장 먼저 방한한 데 이어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등 모두 10개국 정상과 대표단이 입국했다. 미국, 러시아, 독일은 자국 정상의 신변 안전을 위해 방탄 차량을 직접 공수해 오기도 했다. 이날 도착한 정상들은 대부분 국적기를 이용해 들어와 도착 시간이 일부 변경되기도 하면서 국내 경호·의전 담당자들은 더욱 분주히 움직였다.
G20 회의를 앞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은 당초 일정을 앞당겨 한국에 도착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예정보다 5시간 앞선 오전 6시30분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인도네시아 방문을 마친 뒤 이날 밤 늦게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인도네시아의 화산 폭발에 따른 화산재 피해로 일정을 앞당겨 오후 6시35분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대사, 월터 샤프 유엔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 신각수 외교통상부 1차관, 한덕수 주미 대사 등의 영접을 받은 뒤 곧바로 의전차량에 올라탔다. 푸른 넥타이와 검은 정장 차림을 한 오바마 대통령은 의전차 안에서 국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짓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만모한 싱 인도 총리,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츠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도 입국해 정상회의 준비에 들어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종교행사 때문에 압둘라 빈 압둘아지 국왕 대신 사우드 알 파이잘 왕자 겸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날 도착한 정상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공항에서 G20 준비위원회가 제공한 에쿠스 리무진을 타고 서울의 12개 특급호텔에 마련된 객실에 여장을 풀었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길라드 호주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정상들은 공식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며 정상회의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3개국 정상은 모두 자국에서 방탄차를 공수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전용 방탄차인 ‘캐딜락 원’은 오바마 대통령 입국 전 미군 수송기를 통해 먼저 도착했다. 독일, 러시아도 각각 아우디와 메르세데스 벤츠 방탄차를 이용한다.
유럽 국가들은 11일이 1차대전 종전 기념일이고 미국 역시 참전군인의 날이어서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정상은 서울에서 종전 관련 행사를 갖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한미군 기지를 방문해 격려할 예정이며, 영국 캐나다 호주 정상은 국립현충원과 용산 전쟁기념관에 들러 헌화한다.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자국에서 종전기념 행사에 참석하는 관계로 20개국 정상 가운데 가장 늦은 12일 새벽 입국한다.
브라질의 룰라 현 대통령과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당선인이 동반 참석하는 것도 이번 정상회담의 화젯거리다. 룰라 대통령은 국적기로, 호세프 당선인은 민항기인 루프트한자를 타고 11일 입국한다. 정부는 두 명의 대통령 모두에게 정상 예우를 해주기로 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