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첫 美 이주, 1860년대 가능성” 재미 학자 이정면 교수 밝혀

입력 2010-11-10 18:11

미국으로 이주한 첫 한인은 19세기 중후반 중국을 거쳐 유타주로 이동한 사람들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미 지리학자 이정면(86) 유타대 명예교수는 10일 “1860년대 동·서부에서 각각 건설된 철도 교차지점인 유타주 골든 스파이크와 금, 구리광산 등이 있는 중서부에 중국인 등 외국 근로자들이 몰려왔다”며 “이때 한인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인의 첫 미국 이주는 1903∼1905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건너간 노동자 7226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유타대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39상자 분량의 커네컷 구리광산 고용자 명부를 조사한 결과, 철도공사 완료 후 한인들이 광산지대로 옮긴 사실을 발견했다. 또 1909∼20년 고용된 인부들 가운데 출신국 또는 지역이 ‘한국(Corea, Korea)’, ‘전라도(Jullado)’ 등으로 적힌 411명을 찾아냈다. 그는 “이는 한인들이 1800년대 중후반 미국으로 건너오기 시작해 이미 1920∼30년대 중서부 광산에서 살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솔트레이크시티 시립묘지 등의 묘비와 사망자 명부에서도 1890년대 이전 사망자 중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이름과 한글 묘비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인 광부들이 임금을 주지 않으려는 업주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교수는 미 중서부 산간지대에서 한인의 흔적을 찾던 중 유타주 트레몬튼의 한 온천에서 만난 백인으로부터 “할아버지로부터 ‘커네컷 광산에서 임금을 주지 않으려고 광부들을 골짜기에 모아놓고 다 죽였다. 당시 흔히 있는 일이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 증언에 따라 인근 묘지 관리소의 매장자 명부를 열람해 한인 이름을 다수 찾아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