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돈 ‘22만5000원’… 고삐 풀린 금값

입력 2010-11-10 18:10


‘지금은 골드시대.’

국제 금 시세가 급등하면서 국내 금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금 통장’ ‘금 펀드’ 등 금 관련 수익률도 치솟고 있다.

10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금 한 돈(3.75g)의 도매가격(살 때)은 20만5700원이다. 전날에는 20만7900원으로 올해 최고가를 기록, 지난 6월 8일 19만6000원이었던 종전 최고치를 5개월 만에 경신했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가 이날 집계한 순금(24K) 한 돈(3.75g)의 소매가격은 22만5000원에 이른다.

국제 금값은 런던금시장연합(LBMA)에서 전날 온스당 1421달러로 거래를 마쳐 처음으로 온스당 1400달러를 넘었다. 연초만 해도 금 시세는 1120달러에 머물렀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금 관련 재테크 상품은 대박을 내고 있다. 대신증권이 금, 주식, 부동산, 채권, 정기예금 등 주요 재테크 상품의 수익률을 지난 8일 기준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 분석한 결과 금(국내 한 돈 도매가격 기준)이 20.47%로 가장 높았다. 기업은행의 ‘윈클래스 골드뱅킹’과 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의 1년 수익률은 각각 22.3%와 21.36%에 달하고, 금 투자펀드도 연초 이후 20% 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금 다음으로는 국내 주식펀드 평균수익률이 14.01%로 2위, 코스피200과 연동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13.75%로 3위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 선호현상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지난 9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정문 광장에서 치러진 경품 추첨 행사에서 1등 당첨자가 선택한 것은 순금으로 제작된 ‘황금거북선’(5.6㎏·약 1500돈)이다. 1등 당첨자 K씨(대전 서구)는 이날 당첨 사실을 전화로 통보받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2억4000만원), ‘롯데캐슬 아파트’(분양가 4억5000만원)와 황금거북선 가운데 망설임 없이 황금거북선을 선택했다고 백화점 측은 전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아파트값은 분양가를 밑돌고 있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아직 개발 중이어서 금 선택이 어쩌면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