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에 반기 들고, 당 지도부 입성 노리고… 美 공화, 초선 의원 바람 거세다
입력 2010-11-10 18:10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 초선 상·하원 의원들이 당내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기존 지도부의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내년 1월부터 시작하는 회기(112회)에서 지도부 입성을 노린다. 기존 워싱턴 정치권에 대한 비판 여론을 등에 업고 의사당 내에서 이들이 목소리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들 중엔 보수 유권자단체 티파티(Tea Party)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의원들도 적지 않다.
◇목소리 커지는 초선 의원들=상원 초선 의원 7∼8명은 9일(현지시간) 각 의원들의 지역구 개발사업에 특별히 배정된 이른바 선심성 지역예산을 모두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지역구 예산 특별배정에 대해 찬성 입장을 갖고 있는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나 다선 의원들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이들 초선 의원의 리더는 티파티를 적극 지지해온 짐 드민트 상원의원(재선)이다. 드민트 의원은 “상·하원에서 모두 이 같은 선심성 예산이 없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매코넬 원내대표는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초선)의 주장을 검토는 해 보겠다”고만 말하고, 더 이상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공화당 상원은 오는 16일 공식적으로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의원 총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선심성 지역구 예산 폐기 등 초선 의원들의 요구 사항이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원에는 초선 의원들이 80여명이나 된다. 심정적 동조자까지 합치면 초선들 중 티파티 계열 의원은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한다. 하원에서는 초선 의원이 지도부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숫자가 많고 결속력이 강해 무시할 수 없어서다.
◇당 지도부 입성 기정사실화=이런 분위기는 이날 구성된 공화당 하원 인수위원회(위원장 그렉 윌든)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 인수위에는 코리 가드너(콜로라도), 애담 킨징거(일리노이), 마사 로비(앨라배마),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초선 의원이 4명이나 포함됐다. 인수위는 차기 하원의 모든 규칙과 절차를 정하고, 최우선 과제들을 설정한다. 미 의회는 다수당이 의장과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기 때문에 사실상 차기 하원의 2년 로드맵을 짜는 것이다.
스콧 의원을 포함한 일부 위원은 티파티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초선 의원들을 다음 주 중 투표를 통해 초선 대표를 선출해 체계적인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윌든 인수위원장은 초선 의원들이 많아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지도부에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도 이들의 지도부 입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에서 압승한 공화당의 상·하원 초선 의원들이 내년 1월부터 워싱턴 정치에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