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국립극단’ 초대 예술감독 손진책씨, “역동적 연기 선보이도록 할 것”
입력 2010-11-10 18:33
“연극계의 눈높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역동적이고 유연한 연기를 선보이는 국립극단이 될 겁니다.”
재단법인으로 새 출발하는 국립극단의 초대 예술감독이 된 손진책(63·사진)씨는 10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시즌별 배우 계약제, 작품별 프로덕션 체제, 레퍼토리 제작 시스템 등을 전면 도입해 국립극단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해부하고 개혁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손 예술감독은 “국립극단이 60년 전통을 갖고 있지만 공연은 일회성인 경우가 많았다”면서 “앞으로 국립극단 작품은 모두 레퍼토리가 되게 하겠다. 1∼3년 정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새로운 공연 레퍼토리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립극단은 내년 1월 창단 작품으로 ‘오이디푸스’를 공연할 계획이다. 손 예술감독은 “조만간 ‘오이디푸스’ 연습을 시작하고, 내년 5월에 두 번째 작품이 올라간다. 오늘부터 차기작을 적극 찾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작품은 신작을 중심으로 하고 한국 희곡을 외국인 연출자에게 의뢰해 재발굴하거나 셰익스피어 같은 고전도 할 것이다. 번역극도 우리 정서, 현실에 부합하면 제한이 없다. 탈장르적이고 실험적인 연극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손 예술감독은 단원 선발에 대해서는 “모든 연극인에게 열려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배우가 월급 받고 출근하는 제도는 없어야 한다는 게 평소 소신”이라면서 “레퍼토리 제작 시스템이 정착되면 자연스럽게 배우도 시즌별 계약제가 된다. 시즌별로 하되 훌륭한 배우는 재계약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 예술감독은 또 “(국립극단이) 전문성을 갖춘 연기자 양성소가 되고 지속적인 극작가 워크숍을 개최하며 젊고 유능한 연출가를 발굴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작진에게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는 학예팀이나 학술팀도 만들어 작품에 한국의 역사, 철학을 접목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편 손 예술감독이 1986년 창단해 지금까지 이끌어오던 극단 미추는 부인인 배우 김성녀씨가 이끌게 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