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수사기획관 일문일답 “자금흐름 계속 추적… 로비도 밝혀질 것”

입력 2010-11-09 18:36

우병우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9일 임병석 C&그룹 회장을 구속기소하면서 “향후 수사방향은 자금의 종착역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대검 기자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향후 횡령액의 용처나 금융권의 사기대출 과정 등 자금흐름 전반을 계속 살펴보겠다”며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 의지를 보였다.

-1700억원의 사기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금융권을 감쪽같이 속였다고 보는 건가. 아니면 다른 어떤 게 있었다고 보나.

“재무제표나 감사보고서는 회계사가 감사한 뒤 결론을 내고 공시한 것이다. 감사보고서를 믿고 대출해 준 금융권에 왜 속았느냐고 책임을 추궁할 수 없다.”

-횡령액은 130억원 정도가 드러난 것 같은데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건가.

“10일이 구속 만기일이어서 지금까지 정리된 것만으로 기소했고, 우리가 조사한 전부는 아니다.”

-횡령액 용처는 확인했나.

“현재까지는 개인채무 변제다. 수사가 완결되지 않았다.”

-앞으로 어떤 혐의를 주로 볼 것인가.

“로비 의혹에 관심이 있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자금 흐름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임 회장 개인이 썼다면 횡령죄고, 다른 부실계열사에 지원했으면 배임, 로비에 썼다면 뇌물이나 알선수재죄다. 자금 종착역이 확인돼야 한다.”

-마무리가 안 된 것인가.

“분식회계를 통해 대출을 받았으면 사기지만 대출해 줄 수 없는 상황인데 해줘서 변제가 어려워졌다면 배임이고, 거기에 브로커가 있었다면 알선수재가 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사기죄를 적용할 수 있다. 나머지 대출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건 아니다.”

-금융권 대출은 다 피해자로 보나.

“대출 부분은 전체적으로 다 보고 있다. 은행이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도 있고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노석조 기자 stonebir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