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에서 왔나”… 野 의원들,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 일축에 질타

입력 2010-11-09 18:35

현병철 인권위원장은 9일 열린 국회 운영위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잇단 사퇴 요구에 “사퇴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최근 상임위원 동반 사퇴로 내분을 겪고 있는 인권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현 위원장의 사퇴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인권위 소속 직원들이 위원장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전직 인권위원과 위원장들이 사퇴를 촉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원장직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이는 후안무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유정 의원도 “두 상임위원이 사퇴하고 나서 인권위 내부 직원들, 시민사회 단체들이 우려와 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도 위원장은 귀를 막고 입을 닫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현 위원장은 “취임 이후 진정사건이 40% 이상 늘었고 개인적으로 (나를) 격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김 의원은 “위원장은 안드로메다에서 왔나, 어떻게 그런 답변을 할 수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도 “현 위원장이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거들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인권위가 그동안 좌편향적으로 운영돼 왔다며 이번 사태도 현 위원장 탓이 아닌 계파싸움 탓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권성동 의원은 “그동안 인권위에 좌편향적인 사람들이 많이 들어갔다”며 “인권위가 지금 내홍을 겪고 있는데, 겉으로는 조직 운영에 대한 견해차지만 사실상 (상임위원이) 정파적 이익에 충실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원진 의원도 “야당에서 현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지만 인권위가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를 충분히 듣고 판단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