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특위, “경영진 빅3 동반사퇴” 전달
입력 2010-11-09 21:57
‘포스트 라응찬’ 체제를 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한금융지주 특별위원회가 9일 첫 회의를 열고 윤계섭 서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또 매월 둘째·넷째 주 목요일에 정기회의를 갖기로 하는 등 세부 운영방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일부 재일교포 주주들이 라응찬 전 지주 회장의 등기이사직 사퇴를 요구하는 등 공방이 오간 것으로 알려져 특위의 앞날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위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태평로 신한금융 본사 16층 대회의실에서 첫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윤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회의에는 류시열 회장(직무대행)과 전성빈 이사회 의장 등 7명이 참석했고 단일 최대주주인 BNP파리바의 필립 아기니에 사외이사(본부장)와 김병일 사외이사는 각각 화상 및 전화(콘퍼런스콜)로 참여했다.
회의에 앞서 재일교포 사외의사 4명과 양용웅 본국투자협회장, 최종태 재일한인상공회의소장 등 재일교포들은 전 의장, 윤 위원장과 함께 점심을 같이하며 의견을 조율했다. 재일교포 주주들 사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양 회장은 이 자리에서 라 전 회장의 등기이사 사퇴와 경영진 ‘빅3’의 동반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에서도 일부 재일교포 사외이사가 이 같은 의견을 밝히면서 격론이 벌어졌다. 특위는 결국 경영진의 해임 문제는 특위가 아닌 이사회 소관임을 고려해 전 의장이 경영진 3인방에게 이 같은 의견이 제기됐음을 전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위는 결정 기관이 아니며 (이사회에)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며 “가능한 갈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하며 주주와 직원, 고객의 신뢰를 잃어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으며,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계 구도 논의와 관련 “단죄하는 역할은 다른 기관이 하기 때문에 앞으로 특위는 생산적인 것만 논의할 것”이라며 “빠르고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금융지주회사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